광주 붕괴 참사 업체서 뒷돈, 문흥식 영장 심사 포기…시민단체 “재개발 비리 전반 수사”

강현석 기자
학동참사 시민대책위원회가 13일 광주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학동참사 시민대책위원회

학동참사 시민대책위원회가 13일 광주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학동참사 시민대책위원회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이후 경찰 수사를 피해 미국으로 도주했던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지난 11일 인천공항에서 체포한 문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문씨는 철거 업체 선정과 관련해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3일 “문씨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문씨에 대해 변호사법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오는 14일 오전 11시 열릴 예정인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문씨의 출석 여부와 관계없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문씨는 구속을 피하기 어렵다고 보고 출석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문씨는 지난 6월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구역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해당 재개발구역에서는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붕괴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은 문씨가 돈을 받고 철거업체 선정 과정 등에 개입한 정황을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문씨는 지난 6월13일 미국으로 도피했다. 경찰은 그를 인터폴에 적색수배하고 여권의 효력도 정지시켰다.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 관련 업체선정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이 해외 도피 행각을 마치고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자진귀국한 뒤 경찰에 체포돼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 관련 업체선정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이 해외 도피 행각을 마치고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자진귀국한 뒤 경찰에 체포돼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관광비자의 효력이 지난 10일 만료되자 문씨는 지난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문씨가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사업과 관련해 각종 이권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철거업체 선정뿐만 아니라 주택재개발조합이나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측과 계약한 업체들로부터 문씨가 거액의 금품을 받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피해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학동참사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광주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이 문씨에 대한 강도 높고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참사의 원인을 밝혀내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불법적인 계약 과정에서 재개발조합과 현대산업개발의 공모 및 인지 여부에 대한 수사도 명백히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문씨가 벌인 각종 계약 비리에 현대산업개발이 함께 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대책위는 “문씨에 대한 경찰 수사는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비리 전반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면서 “철저한 수사만이 학동참사 희생자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일이며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한 단계 성숙시키는 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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