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씨 제출 서류 설마 조작했겠나” 미심쩍은 도곡동 땅 결론

박영흠기자

21일 정호영 특검팀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에서 가장 관심을 끈 대목은 이명박 당선인의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이다. 특검팀의 발표 가운데 유일하게 검찰 수사 결과와 다른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해 수사 결과 “제3자의 소유로 보인다”며 애매한 결론을 내 논란을 불렀다. 반면 특검은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상은씨라고 했지만 단정적인 결론에 비해 내놓은 근거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 많다.

특검팀은 상은씨가 당시 땅을 살 만한 충분한 재력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상은씨가 경기 이천 목장에서 키운 젖소를 처분했고 두부 수출중개업, 골재채취업 등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꽤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상은씨가 제출한 자료를 믿었을 뿐 자료의 진위 확인작업은 거치지 않은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공문서 조작은 중한 처벌을 받는데 설마 조작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근거로는 상은씨 재산관리인인 이병모씨의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를 댔다. 이씨가 매각대금의 일부를 인출한 직후마다 서초동 영포빌딩에 있었다는 사실로 볼 때 돈의 주인이 상은씨라는 이야기다.

앞서 검찰은 상은씨가 매각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인출한 사실도 미심쩍다고 의심했지만 특검팀은 “상은씨가 현금을 선호했기 때문”이라며 그냥 넘어갔다.

특검팀은 상은씨의 재산이 아니라고 볼 증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상은씨 소유로 봐야 한다는 민사소송법 근거를 대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적 의혹을 ‘집요한 의심’으로 철저히 되짚어봐야 할 특검이 간접 상황 증거만으로 판단을 내린 것은 특검 본연의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