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원들 “구조 기다리며 맥주 나눠 마셨다”

강현석 기자

재판서 1등 기관사 증언… 구명조끼 입은 후 3층 복도에 모여 탈출 대기

“선장 직무유기” 책임 떠넘겨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일부 선원들이 승객 구조조치는 하지 않은 채 맥주를 마시며 해경의 구조를 기다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광주지법 형사11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재판에서 1등 기관사 손모씨(58)는 “(세월호 침몰 직전) 다른 기관사의 방에서 캔맥주 1개를 가져와 세월호의 3층 복도에서 기관장과 나눠 마셨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는 기관부 선원 3명에 대한 피의자 신문이 이어졌다.

손씨는 “승객 수백명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에 술을 마신 이유가 무엇이냐”는 검사의 신문에 “당시 감정이 격양된 상태에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한 모금 마셨다”고 답했다. 검사가 “탈출하기 가장 좋은 자리를 확보하고 여유가 생겨서 (술을) 마신 것 아니냐”고 다그치자 손씨는 “당시에는 그렇게 쉽게 구출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맥주를 마신 시점에 대해 손씨는 “구명조끼를 입은 뒤 (해경) 헬기 소리가 나기 전”이라고 진술했다.

손씨 등 기관부 선원 7명은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승객들을 내버려 둔 채 3층 기관부 선실 앞 복도에 30분가량 함께 모여 있다가 출동한 해경 고무보트를 타고 가장 먼저 배를 탈출했다. 선원들 중 일부는 대기하면서 가족들과 휴대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다.

손씨는 구조지시를 하지 않은 이준석 선장 등을 비판하며 책임을 떠넘겼다. 그는 “선장이 퇴선명령도 하지 않고 승객 구호를 수행하라는 방송도 하지 않았는데, 정당하냐”고 검찰이 묻자 “직무유기입니다”라고 답했다. 손씨는 또 “사고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조타실로부터 선장이나 다른 항해사가 지시하는데 이번에는 아무 지시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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