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핵심' 유동규, 남욱·정영학 2010년부터 만났다

이효상·허진무 기자
검찰이 29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 등 관련자들의 사무실·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성남도시개발공사(왼쪽 사진)와 천화동인4호 사무실. 이석우·권도현 기자

검찰이 29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 등 관련자들의 사무실·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성남도시개발공사(왼쪽 사진)와 천화동인4호 사무실. 이석우·권도현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10년부터 남욱 변호사·정영학 회계사 측과 만남을 가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대장동 사업 설계 단계부터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천화동인 측이 논의했을 가능성을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2015년 유 전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이들의 업체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대장동 개발사업자로 선정했다. 이후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 남 변호사는 1007억원,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 정 회계사는 644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렸다.

3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유 전 본부장은 그해 말부터 남욱 변호사 측과 수 차례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계사 등은 대장동 민관 합동 개발의 사업자 선정이 이뤄지기 6년 전인 2009년부터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 등 7~8개 법인을 차리고 대장동 일대의 민영개발을 추진해왔다. 이들 회사는 이름만 다를 뿐 각 회사의 임원진이 사실상 유사해 한 몸처럼 움직였다고 한다. 원래부터 사업을 주도한 정영학 회계사가 대장에이엠씨, 정앤민컴퍼니, 피아이알 등 3개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면, 후발주자로 사업에 끼어든 남욱 변호사는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 씨세븐 등에 이름을 올리는 식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업의 자금·회계 등을 담당하는 정 회계사와 법률·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남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5~6명의 ‘자문단’이 주요 의사결정을 내렸다.

대장동 사업은 2009년 10월 공영개발 방침이 발표되고, 이듬해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취임하면서 표류했다. 당시 사업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사업을 철수하기는 커녕 로비 인력을 보강해 사업을 밀어부치려 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 역시 공영개발 방침이 발표된 이후 자문단에 영입됐다. 남 변호사의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이력을 보고 정치권 로비를 위해 남 변호사를 영입했다는 것이다.

사업전망이 어두워진 2010년 말부터 ‘자문단’과 유 전 본부장의 만남도 시작됐다. 당시 사업에 관여한 실무자들도 유 전 본부장을 여러차례 목격했다고 한다. 당시 사업을 아는 관계자 A씨는 “사업이 표류했는데도 믿는 구석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때도 남 변호사 등이 유 전 본부장을 만나고 다녔다”고 했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을 “잘 모른다”고 했다. 정 회계사가 유 전 본부장과의 대화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유 전 본부장은 주변에 “사적으로 통화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부인했다고 한다. 녹취록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유 전 본부장, 정 회계사가 대장동 개발 이익 분배 문제를 논의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대장동 민관합동 개발사업의 설계 뿐 아니라 사업자 선정에도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사업 공개 입찰에 세 곳의 컨소시엄이 참여해 두 차례 심의가 진행됐는데 두 번 모두 참여한 심의위원은 모두 유 전 본부장의 핵심 측근들이었다.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은 유 전 본부장과 함께 2010년 성남시 시설관리공단에 입사한 인물로, 유 전 본부장이 리모델링 조합장을 맡고 있던 시절 동부건설의 영업부장으로 유 전 본부장을 만났다. 또 다른 심의위원인 정민용 변호사는 남 변호사의 대학 1년 후배로, 올 초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퇴직한 후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유원홀딩스’라는 부동산 개발사를 차렸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이날 유 전 본부장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그는 불응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전날 검찰이 자택을 압수수색하자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지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추가로 압수수색해 유 전 본부장이 사용한 컴퓨터 등을 확보했다. 또 이날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2처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개발2처는 현재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관하는 부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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