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21년 도이치 수사팀 “소환 요구했지만 김건희가 불응”

이혜리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 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 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수사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검찰청사로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요구했지만 김 여사가 응하지 않아 조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2021년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김 여사를 불러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김 여사 측 변호인에게 전한 뒤 일정을 협의한 끝에 조사 날짜까지 특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김 여사가 출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팀이 김 여사의) 소환을 요청했고 (김 여사가) 소환에 응하지 않은 게 팩트”라며 “변호인단이 소환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환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 측이) 서면조사로 대체해달라, 소환조사 대신 서면조사를 해주면 안 되느냐고 요청했다”고 했다.

이에 서면조사가 이뤄졌으나 수사팀은 서면조사로는 불충분하고 김 여사를 직접 조사해야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김 여사 명의 계좌가 주가 조작에 활용된 횟수나 경위 등을 볼 때 직접 조사가 필요하다고 봤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후 일부 피의자의 도주와 법원의 영장 처리 등으로 인해 수사가 다소 지연됐고,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후보의 부인에 대해 처분하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2021년 12월 권 전 회장 등 9명만 재판에 넘겼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의 말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한 주장과 배치된다. 이 원장은 “당시에 거꾸로 (김 여사의) 변호인단은 조사를 받고자 했는데 검찰에서 안 불렀다”며 “그 이유는 조사를 하면 처분을 해야하는데, 무혐의 처분을 해야 하는 상황을 면하고자 조사를 못한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 변호인단 측 관계자도 이날 “(당시) 소환 통보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현 수사팀 관계자는 전날 옛 수사팀이 김 여사를 서면으로 조사했다고 밝히면서도 직접 불러 조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경과를 말하기는 어렵다. 추가 수사를 진행해서 처분이 이뤄지면 말하겠다”고만 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조사 필요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계속 수사하고 있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지지부진한 수사를 비판하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정의당도 이날 검찰이 김 여사를 직접 불러 조사하지 않으면 특검 추진에 동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Today`s HOT
불타는 해리포터 성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올림픽 성화 범선 타고 프랑스로 출발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이란 유명 래퍼 사형선고 반대 시위 아르메니아 국경 획정 반대 시위 틸라피아로 육수 만드는 브라질 주민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