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대책도 기-승-전-학생부…‘학폭 소송 남발’ 전철 밟나

남지원 기자

당정, 수업방해·폭력 등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기재 추진
‘입시 불이익 막으려 소송전’ 학폭 대책처럼 역효과 낼 수도
교사들 ‘2차 피해’에 노출 우려…야당, 법 개정 비판적 입장

<b>‘교권 보호’ 논의하는 당정</b>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교권 보호 및 회복방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 부대표, 이 부총리, 이태규 국회 교육위 간사.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교권 보호’ 논의하는 당정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교권 보호 및 회복방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 부대표, 이 부총리, 이태규 국회 교육위 간사.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학생의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를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도록 하는 법안이 곧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교사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규정이 그랬듯 학교를 법정화하고 2차 피해를 유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26일 국회에서 ‘교권 보호 및 회복방안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고 중대한 교권침해 행위를 학생부에 기재하는 내용을 담아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향상법) 개정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교육활동 침해 행위를 한 학생에 대한 조치 내용을 학생부에 기록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교육부는 수업방해나 폭언·폭행 등 교육활동 침해 행위를 해 ‘중대한 조치’를 받은 학생에 대해 조치 사항을 학생부에 쓰도록 할 방침이다.

교권보호위원회가 내릴 수 있는 학교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 등 7가지 조치 사항 가운데 가장 중대한 전학·퇴학 처분이 기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지난해 8월 발의됐고, 정부도 지난해 공청회 등을 열어 이런 방안을 확정했다.

현재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 학생 징계조치는 무단결석으로 기재되는 출석정지, 학적사항에 표기되는 퇴학 이외에는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 사항이 있다.

교원지위향상법이 개정되면 학교폭력 가해 학생 조치 내용을 기록하는 것처럼 학생의 심각한 수업방해나 교사 대상 폭언·폭행 등을 기재할 근거가 생긴다.

교육부는 학교폭력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심각한 침해는 기록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교육활동 침해를 방지하고 피해 교원을 보호하려는 취지와 달리 학교를 법적 분쟁의 장으로 만든 학교폭력예방법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 조치 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제도도 가해 학생을 처벌하고 피해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지만, 최근 정순신 변호사 아들 사건 등에서 보듯 오히려 가해 학생 측이 학생부 기록을 지우려 소송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피해 학생이 2차 피해를 보는 일이 만연해졌다. 학교가 법정처럼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교사들이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거나 소송을 치르는 등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은 지난해 이 법안이 발의됐을 때 “교육활동 침해 행위를 학생부에 기록하는 순간 학생이나 학부모 측은 침해 행위에 대한 책임이 해당 교원과 학교에도 있다며 법적으로 다투려 할 것이고 교원은 침해 행위의 객관적 증빙을 위해 지난한 법적 대응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도 소송 증가, 낙인 효과 우려 등으로 학생부 기재에 비판적인 입장이라 개정안 심의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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