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더 지친 장애인들…삶의 만족도 ‘뚝’

노도현 기자

‘매우 많이 외로움’ 비장애인의 2.8배 ↑…“건강 악화” 15%

코로나19가 비장애인보다 장애인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미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누구나 바이러스의 피해자가 될 수 있지만 그 영향은 평등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은 ‘장애인의 코로나19 경험과 문제점’ 연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지난해 11~12월 장애인 2454명과 비장애인 99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서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본인이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가족이나 활동보조인 등이 대신 응답했다.

코로나 이후 건강문제가 생기거나 악화된 비율은 장애인(14.7%)이 비장애인(9.9%)보다 높지만 진료를 받은 비율은 장애인(36.8%)이 비장애인(52.5%)보다 낮게 나타났다. 장애인이 겪은 질환 종류는 근골격계 질환(36.6%), 정신 질환(27.3%), 당뇨병(10.1%) 순이다.

정신건강 지표도 마찬가지였다. 장애인 10명 중 4명(41.6%)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매우 많이 걱정한다’고 답했다. 비장애인(19.1%)의 2.2배다. 외로움이나 불안,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매우 많이 느낀다’는 응답으로 좁혀보면 이야기가 달랐다. 외로움을 매우 많이 느끼는 비율은 장애인(16.7%)이 비장애인(5.9%)보다 2.8배 높았다. 불안과 우울감을 매우 많이 느낀다는 장애인 비율은 각각 27.2%, 13.1%로 비장애인(13.9%, 6.6%)보다 2배가량 많았다. 장애인 10명 중 3명(32.0%)은 돌봄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었다. 이 중 18.2%는 코로나19 때문에 돌봄서비스가 중단된 경험을 했다. 중단 시 어려운 점으로는 가족의 돌봄 부담 증가, 외출 어려움, 식사 준비의 어려움을 꼽았다. 장애인의 자가격리 경험률은 6.2%였다. 자가격리 시 어려웠던 점은 답답함, 코로나19 확진의 두려움, 우울감 순으로 많았다. 장애인 22.4%는 자신에게 필요한 코로나19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정보를 찾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해하기 쉬운 그림·영상을 통한 안내서비스와 수어 통역·화면해설 서비스가 부족한 탓도 있었다.

삶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이후의 삶이 ‘매우 불만족’하다는 장애인 비율은 11.0%로 코로나19 이전보다 3.5배 높았다.

호승희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 건강보건연구과장은 “감염병 시대의 건강관리를 위해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자가관리 프로그램의 개발과 실용화를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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