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4명만 위드 코로나 찬성”…위드 코로나 시대, 청소년에 필요한 심리·정서 지원 방안은

김향미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방역체계가 전환되기 직전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아동청소년 10명 중 4명만 위드 코로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은 학교를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는 곳으로 인식했다. 다만 응답자의 3분의 2 가량은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더라도 등교수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아동청소년들의 불안·우울감, 감염병에 대한 위험 인식은 높고 사회 관계망 구축은 취약해진 상황에서 일상회복이 추진되는 만큼 정서·심리적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주최한 온라인 포럼에서 서정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 연말 최종 발표하는 ‘코로나19 시대 청소년의 삶과 욕구에 대한 조사’의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9~10월 9~24세 아동청소년 45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에 찬성한다’고 응답합 비율은 전체의 39.3%로 나타났다. ‘치명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최근 4차 유행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도 55.8%였다.

코로나19 이후 학교에 대한 생각은 ‘코로나로 감염 위험이 있는 곳’(34.0%)이라는 응답과 ‘그립고 가고 싶은 곳’(34.1%)이라는 응답 비율이 비슷했다. ‘굳이 안 가도 되는 곳’이라는 응답도 24.6%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수업 형태는 ‘등교 수업’ 40.5%, ‘온라인 학습’ 26.6%, ‘등교수업 + 온라인 학습’ 28.4%였다. 최근 1년간 청소년관련시설 이용 경험은 82.9%가 없다고 응답했다.

“청소년 10명 중 4명만 위드 코로나 찬성”…위드 코로나 시대, 청소년에 필요한 심리·정서 지원 방안은

이번 연구에서 청소년 및 청소년시설 현장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도 진행한 서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시기에 대부분의 청소년 기관이 폐쇄됐다. 사회적 고립, 공포, 돌봄과 서비스의 부재가 취약한 아동청소년의 삶을 어렵게 만들었고 안전의 논리가 돌봄과 서비스 제공의 논리를 압도했다”며 “앞으로 청소년 정책은 어떻게든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기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지난해 4월과 올해 4·5월, 각 아동청소년 862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청소년 코로나 블루(우울·불안)’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다. 올해 조사에서 청소년 감정 항목에서 부정적 정서인 ‘불안·걱정’은 53.2%, ‘짜증’은 39.3%, ‘우울’은 30.3%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긍정적 정서인 ‘감사’(12.2%→4.83%), ‘평온’(11.1%→4.46%), ‘관심’(15.90%→3.62%) 등은 1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서미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본부장은 “일관성 없는 등교 제한, 사회활동 위축, 일상생활 제약이 지속되면서 청소년들이 장기적인 스트레스와 무기력감을 경험하거나, 종식을 알 수 없는 코로나 상황에 대한 불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서 본부장은 “(위드 코로나에는) 아이들 간에 소통할 수 있도록, 힘들었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사회적 발달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장 목소리도 나왔다. 또래상담자로 활동 중인 경기지역 성복고 2학년 서지온 학생은 “주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했더니 코로나19에 학교와 집의 경계선이 모호해지면서 무기력감을 느끼고 학습 슬럼프를 겪거나 성취감·동기부여가 떨어졌다는 응답이 많았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는 답변이 있었다”며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집단상담, 교우관계 증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경희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안정선 교사는 “중2 학생들을 보면 지난해 1학년일 때 (학교에서) 관계 형성이 되지 않는 바람에 그 답답한 마음과 분노가 학교 밖에서 상대적 약자에게 폭발하는 것을 보곤 한다”며 “코로나19로 학력 저하를 고민하지만 어떻게 사회성에 구멍이 생기지 않게 할까, 어떻게 사람 만나는 방법을 배우게 할까를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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