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증병상 가동률 90% 넘었다···정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장 또 소집

노도현 기자

의료 대응능력 한계 상황 내몰려

인력 부족으로 가동 중지 병상도

수도권 인접 충청권 95%로 ‘심각’

지난 24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진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진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 사는 60대 A씨는 지난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사흘 가까이 병상을 배정받지 못했다. 뇌출혈로 7개월간 와상생활을 한 그에겐 이미 폐렴으로 인한 패혈증까지 온 상태다. 수도권에 코로나19 전담병상이 부족해 대학병원 응급실 음압격리병동에서 고압 산소치료를 받고 있다. A씨 가족은 “의료진은 전라도에라도 병상이 나면 전원하라고 하지만 이송거리가 너무 멀어 걱정된다”며 “중환자의 비수도권 이송은 1시간 이내에 하겠다는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이 90%를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 수가 연일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전국적인 중증 병상 가동률도 80%에 근접하는 등 의료대응여력이 한계로 치닫고 있다.

30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서울의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전날보다 3.2% 증가한 91.0%다. 345개 중 314개가 사용 중이다. 경기와 인천은 각 86.9%, 83.5%의 가동률을 보였다. 수도권 전체 중증 병상 가동률은 88.5%다. 남은 중증 병상은 서울 31개, 경기 33개, 인천 13개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병상은 비어있지만 인력이 부족해 제때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수도권에서 877명이 1일 넘게 생활치료센터를 비롯한 병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다. 재택치료 대상자는 9702명이다.

특히 이날 오전 서울 ‘빅5’ 상급종합병원에 남은 코로나19 중증 병상은 6개 뿐이었다. 서울아산병원(확보 병상 41개)과 세브란스병원(37개)은 병상이 모두 찼다. 서울성모병원은 20개 병상 중 1개만 남았다. 서울대학교병원(38개)과 삼성서울병원(28개)의 남은 병상은 각각 2개, 3개뿐이다.

수도권 인접지역인 충청권(대전·세종·충북·충남)의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95.0%로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전국 중증 병상 가동률은 78.5%다. 총 1154개 병상 중 906개 병상이 사용되고 있다.

연일 코로나19 중환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정부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또 다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 긴급 소집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재한 조찬 회의에서 병원장들은 코로나 중환자 병상 확보로 다른 중환자 진료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보상도 충분하지 않다는 애로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병원 관계자는 “정부의 병상확보 행정명령과 관련해 인력 배치는 물론 그에 대한 보상도 충분하지 않아 병상을 크게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컨테이너를 이용한 ‘모듈형 병상’ 운영도 추진하고 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입원치료가 필수적인 확진자들은 감염병전담병원이나 준중환자실 등으로 우선 입원시키고 있는 중”이라며 “중증도가 있는데도 입원이 되지 않는 사례들이 없도록 계속 모니터링과 긴급이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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