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로비드 먹고 3~4시간 동안 쓴맛 올라와”…일부 환자, 부작용 걱정에 복용 거부도

민서영 기자

성남의료원 재택치료 환자 7명

코로나 ‘먹는 치료제’ 투약 결과

‘쓴맛’ 외에 특별한 부작용 없어

오늘부터 60세 이상에 투약 확대

대구 지정약국에도 '팍스로비드' 도착. 연합뉴스

대구 지정약국에도 '팍스로비드' 도착. 연합뉴스

“약 먹고 한 3~4시간은 쓴맛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물을 열심히 마시고 있어요.”(A씨, 코로나19 경구형 치료제 복용 중)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자주 드세요. 약 드시는 동안에는 계속 모니터링할 테니 염려 마세요.”(최보미 성남시의료원 책임간호사)

지난 19일 성남시의료원 코로나19 재택치료 상황실에서 간호사들이 헤드셋을 끼고 모니터 너머로 재택치료 중인 환자들의 상태를 살피며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나갔다. 지난 15일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A씨는 18일 재택치료에 들어간 날부터 팍스로비드(사진)를 복용했다. 팍스로비드는 지난 14일부터 65세 이상 고령자나 면역저하자에게 우선 투약되고 있다. 중증을 막아주는 약이기 때문에 증상 발현 5일 이내에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중등증 환자가 대상이다. 먹는 치료제는 생활치료센터, 담당 약국 등에 배송돼 재택치료를 받거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확진자에게 투약된다.

성남시의료원은 현재 250여명의 재택치료 환자를 관리하고 있다. 의사 7명과 간호사 15명이 3교대로 근무하며 재택치료자들을 모니터링한다. 이 병원에서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은 재택치료자는 7명으로 의료진은 하루 3번 모니터링을 해 12시간마다 복용 여부 등을 체크한다.

최 간호사는 “팍스로비드 복용자 중 쓴맛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특별한 부작용을 겪었다는 환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은 환자 중 1명은 경미한 설사 증상을 겪었다고 했다. 그는 “7명의 환자는 애초 증상이 굉장히 경미한 환자들이었기 때문에 (복약 이후) 눈에 띄는 호전은 딱히 없다”면서도 “플라시보 효과인지는 모르겠는데 다들 몸이 나아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재택치료자 7명은 각 권역 보건소와 협약된 담당 약국에서 ‘퀵서비스’로 약을 배송받았다. 배송 비용은 보건소가 부담한다. 눈이 내리는 등 기상 여건이 나쁘면 보건소 직원이 직접 약국에서 약을 수령해 환자의 집으로 전달한다. 당초 팍스로비드 처방 건은 8건이었는데 이 중 한 명은 처방을 거부했다.

채윤태 성남시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약물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다”면서 “선택권은 환자에게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강제할 수는 없다. 최대한 약물의 효능·효과를 말씀드리지만 그래도 동의가 안 되는 경우엔 재택치료 지속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팍스로비드를 투약받은 환자는 총 109명이다. 고령층의 투약 대상자 수가 많지 않고 도입 초기인 탓에 투약 건수가 다소 적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정부는 22일부터는 먹는 치료제 투약 대상자를 60세 이상 확진자로 확대할 방침이다. 먹는 치료제의 안정적인 공급과 조제를 위해 전담 약국도 현행 280곳에서 약 46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에서도 치료제 투약이 가능하도록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후 도입 물량을 고려해 감염병전담병원에 대한 공급도 이달 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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