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우세종화’ 완료에도…정부는 ‘대응 체계 전환’ 머뭇

허남설 기자

전담클리닉 확충 부진 속 젊은층 의료 사각지대 우려 지적

구체적 ‘전환 시점’ 못 정해…“국민 수용성 올릴 시간 필요”

<b>답변하는 정은경 청장</b>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4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점유율 및 추이, 설연휴 당부사항 등의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답변하는 정은경 청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4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점유율 및 추이, 설연휴 당부사항 등의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고 하루 신규 확진자 규모가 역대 최다를 넘어 단숨에 9000명 안팎에 이르는 등 폭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오미크론 대응체계’로의 전환 시점을 미루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신속한 전환’을 지시하고, 국무총리·장관·질병관리청장이 대응책을 설명했지만 정작 전환 시점 등 알맹이는 구체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방역당국의 고민도 깊어 보인다. 오미크론 대응체계에서 필요한 호흡기전담클리닉 등이 아직 덜 확충됐고, 고령층 등 고위험군 위주로 방역체계를 전환하면 젊은층이 의료의 ‘사각지대’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의료 여력이 충분해 아직은 시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월 셋째 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오미크론 검출률이 50.3%로 우세종화가 완료됨에 따라 지난 14일 발표한 오미크론 대응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환 시점에 대해선 “진단검사 체계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부분은 1월 말, 2월 초 정도로 준비하고 있다”고만 했다. 시행 시점을 못 박지 못한 것이다. 진단검사 체계 전환은 오미크론 대응전략 중 하나로, 보건소·선별진료소의 기존 PCR(유전자 증폭) 검사는 고위험군에 집중하고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를 민간 의료기관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책임자들도 줄줄이 마이크를 잡았지만, 원론적 언급만 할 뿐이었다. 방역체계 전환 기준으로 잡은 신규 확진자 7000명, 오미크론 검출률 50% 등이 당초 정부 예측보다 사나흘가량 앞서 전개되자 준비가 미비한 상황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재택치료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월 둘째 주 1만6000명 안팎에 머물던 재택치료자는 지난주 중반부터 매일 1000~3000명씩 증가해 24일 0시 기준 2만8864명까지 늘었다. 재택치료자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응급상황 시 의사 면담을 할 수 있는 관리의료기관·외래진료센터 확충이 시급하다. 중대본에 따르면, 23일 기준 관리의료기관은 369개다. 정부는 6만명 재택치료자를 감당할 수 있도록 1월 말까지 4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외래진료센터 확충은 이보다 지연되고 있다.

호흡기전담클리닉 확충 실태는 더 심각하다. 21일 기준 전국 582개가 운영 중이다. 특히 호흡기클리닉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이 나오면 PCR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데, 116개 클리닉에선 아직 검체 채취를 할 수가 없다.

방역당국은 중증병상 등 의료 상황에 아직 여유가 있기 때문에 달라지는 방역체계를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시간까지 고려해 전환 시점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방역체계를 전환하면) 고위험군 조기진단·치료엔 집중하겠지만 젊은 연령층에 대한 진단·치료는 지금보다 느슨해져 국민도 불편하게 될 것”이라며 “의료체계 준비와 국민 수용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oday`s HOT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불타는 해리포터 성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