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방역·의료 체계 안성병원 첫날 가보니 …행정 절차 줄여 신속하게 의사 투입

김향미·민서영 기자

재택 환자엔 맞춤 치료

새 방역·의료 체계 안성병원 첫날 가보니 …행정 절차 줄여 신속하게 의사 투입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서 24일 간호사들이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있고(위 사진), 임승관 원장이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서 24일 간호사들이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있고(위 사진), 임승관 원장이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보건소는 확진자 조사·문진만, 병원은 환자 분류·진료 맡아
‘지역의료 체제 실험’ 주목…동네의원 참여 때 감염 우려도

“사흘 전부터 기침과 목이 붓는 증상이 있었다고요. 20대이고, 백신 접종을 완료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고, 혹시 심해져도 우리 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준비가 돼 있습니다. 매일 전화드릴 텐데, 증상이 악화될 땐 언제든 전화주시면 됩니다.”

24일 오전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임승관 원장(감염내과 분과전문의)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치료를 시작한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건강상태를 확인했다. 안성병원은 보건복지부, 안성시와 함께 새로운 방역·의료체계 모델을 만들어 이날부터 실증사업에 들어갔다.

안성 모델은 보건소가 확진자 발생 이후 기초 역학조사·문진만 하고 환자 분류부터 병원이 맡는다. 그동안 중앙정부가 수도권 환자의 병상 배정을 총괄했는데, 그렇다 보니 중앙에 보고하고 지침을 받아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보건소 업무가 가중됐다.

의사의 전화 업무에서 핵심은 ‘하루 한 통 전화’와 ‘외래’이다. 안성병원은 재택치료 환자를 저위험군·고위험군(팍스로비드 처방 기준)으로 나눈다. 저위험군의 경우 건강 모니터링 전화 횟수를 1회(기존 2회)로 줄였고, 관리의료기관의 모니터링을 받다 바로 안성병원에서 외래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필요에 따라서는 입원까지 가능하다. 질환이 생기면 가까운 지역 병원에서 초진을 받고, 증상에 따라 지역 병원에서 외래를 보고 입원하는 체계다. 이 체계를 넘어서는 위중한 상황이 발생하면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한다.

안성은 정부가 26일부터 ‘오미크론 대응단계’를 우선 적용하기로 한 지역이다. 하루 30~50명대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현재 안성병원에서는 안성 외 경기 용인·광주시의 환자 일부를 담당하는데 이날 기준 420명(안성 193명, 용인 163명, 광주 64명)의 환자를 의사 6명(안성팀 3명, 용인·광주팀 3명), 간호사 34명(재택치료팀 25명, 외료진료센터팀 9명)이 맡고 있다. 이날부터 시작된 안성 모델의 또 다른 특이점은 ‘의사의 초진’이다.

정현주 내과 과장은 “전화 통화 방식이긴 하지만 의사가 한 번은 개입하게 돼 환자의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확진자가 크게 나올 때 수도권은 병상 대기 중에 위험해진 환자도 있었다. 이 체제로 오미크론 유행을 맞는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안성 모델은 중앙난방을 개별난방으로 바꾼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안성보다 확진자 규모가 큰 대도시에서 이 모델을 바로 적용하긴 쉽지 않다. 외래·입원 시설을 갖춘 병원이 나서야 하고, 병원의 책임·역할이 커지기 때문이다.

확진자 폭증에 대비하려면 동네의원의 참여가 관건이다.

정부는 우선 광주·전남·평택·안성에서 호흡기전담클리닉부터 코로나19 검사 및 진료를 시작하도록 했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은 그 수가 적은 데다 동선이 분리되지 않아 감염 위험에 취약한 곳도 있다. 또 지역 병·의원급이라 주말과 심야 대응이 어려운 곳이 많다. 이는 일선 동네의원들이 참여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정부가) 여건이 안 되는 의원은 제외한다고 하지만 그러면 참여 의원 수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의사회는 당번제·진료지원센터 대응 등의 방법으로 5개 자치구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심야 응급콜에 대응할 의료기관이 있어야 하는데, 의원들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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