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PCR 검사 안 해주나” 체계 바뀐지 몰라 우왕좌왕

최인진 기자

새 방역체계 첫날 혼란

내가 직접 신속항원검사 오미크론 변이 대응을 위해 전국 4개지역의 방역·의료체계가 바뀐 26일 경기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직접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내가 직접 신속항원검사 오미크론 변이 대응을 위해 전국 4개지역의 방역·의료체계가 바뀐 26일 경기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직접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보건소 선별진료소 가보니
PCR·신속항원 검사장 분리
“군 부대 복귀엔 ‘PCR’ 필수
검사 기준 해당 안 돼 난감”
발길 되돌린 시민들 많아

경기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는 26일 오전 문을 열자마자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유전자증폭(PCR) 검사장과 신속항원검사장 등 2곳 모두 길게 늘어선 줄은 짧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시민 상당수는 이날부터 60세 이상,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만 PCR 검사를 받고 나머지는 신속항원검사를 받도록 검사체계가 바뀐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어디서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공군 ○○부대 소속 군 장병 4명은 PCR 검사장과 신속항원검사장 두 곳을 번갈아 쳐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휴가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기 위해 PCR 검사를 받으려고 하는데 대상(고위험군)이 아니라서 검사를 해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방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가자에게 선별검사소에서 PCR 검사 후 이상이 없을 경우 부대에 복귀하도록 하고 있다. 오모 병장은 “검사체계가 바뀐 사실을 몰랐고, 휴가 중이라는 것을 입증할 ‘휴가증’도 없는 상태”라며 “보건소 직원이 ‘고위험군이 아니기 때문에 자가진단키트만 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PCR 검사를 해주지 않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시민 상당수는 보건소 직원의 안내를 받고서야 신속항원검사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두 줄이면 ‘양성’ 경기 안성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26일 시민들이 검사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키트에 양성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두 줄이 뜨면 양성, 한 줄이 나타나면 음성을 의미한다. 연합뉴스

두 줄이면 ‘양성’ 경기 안성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26일 시민들이 검사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키트에 양성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두 줄이 뜨면 양성, 한 줄이 나타나면 음성을 의미한다. 연합뉴스

자가진단키트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PCR 검사의 경우 직원이 직접 검사를 해주지만 본인이 직접 하는 자가진단키트의 경우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양성이 나온 사람만 PCR 검사를 받는 새로운 검사체계가 오히려 이중 검사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감기 증상이 있어 진료소를 찾은 김모씨(45)는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김씨는 “자가진단키트 검사 후 ‘음성’으로 확인됐다”며 “찝찝한 마음에 일단 집에서 하루 쉬겠다”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쯤 평택시청 인근에 있는 굿모닝병원(호흡기전담클리닉) 선별진료소에는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렸다.이곳에는 보건소와 달리 문진표를 작성하면 순서대로 PCR 검사를 해주고 있었다. 한 직원은 “평택시로부터 바뀐 검사체계로 하라는 지침을 통보받지 못했기 때문에 종전처럼 PCR 검사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시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초우세 지역으로, 이날부터 전남·광주·안성 등과 함께 새로운 검사·진료체계가 시행되고 있다. 지역 보건소 3곳(평택·송탄·안중)과 호흡기전담클리닉 2곳(굿모닝병원·성모병원) 등 선별진료소를 5곳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무증상 또는 경증 재택치료 확진자 진료 병원도 6곳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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