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JM 여성노조원 “구해달라” 4번이나 112에 신고

수원 | 경태영·최인진 기자

112신고센터, 단순사고로 분류하고 뒤늦게 출동해서도 공장엔 안 들어가

수원 20대 여성 살해사건에 이어 (주)SJM의 노조원 폭행사건과 관련해서도 경기경찰청 112신고센터가 부실한 대응을 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이 구조 요청을 하는 여성의 112 신고를 4차례나 받고도 적극적인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조원의 112 신고 당시 (주)SJM 공장 안에는 중무장한 용역직원들이 난입해 노조원들을 폭행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주)SJM 공장에서 충돌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27일 오전 4시55분부터 5시27분까지 7통의 112 신고가 경기청 112신고센터에 접수됐다고 2일 밝혔다. 신고 전화 중 3통은 경비업체와 회사 측이, 나머지 4통은 신원미상의 여자가 했다고 설명했다.

<b>뒷짐 진 경찰서장</b> 지난달 27일 오전 6시10분쯤 SJM 공장 안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우문수 안산단원 경찰서장(왼쪽에서 두번째)이 부하 간부들과 함께 현장 주변에 서 있다. | 금속노조 제공

뒷짐 진 경찰서장 지난달 27일 오전 6시10분쯤 SJM 공장 안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우문수 안산단원 경찰서장(왼쪽에서 두번째)이 부하 간부들과 함께 현장 주변에 서 있다. | 금속노조 제공

신원미상의 여자는 (주)SJM 공장에서 근무하다 용역직원들에게 폭행을 당한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은 112 신고 전화에서 “공장 안에서 용역회사 직원들이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빨리 와서 구해달라”고 당시 위급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112센터는 3통을 비긴급신고로 분류해 ‘코드 2’를 발령, 안산단원경찰서 상황실로 출동을 지시했다. 신고 내용대로라면 즉시 ‘코드 1’을 발령해 위급 상황에 대처해야만 했다. 112 업무매뉴얼에 코드 1은 폭력이 진행 중이거나 신고자가 위험에 처해 있을 시, 코드 2는 단순절도 등 출동에 의한 현장조치 필요성 유무 판단이 곤란할 시 발령하도록 돼 있다.

코드 2 지령을 받은 안산단원경찰서 소속 공단파출소 경찰관 2명은 이날 오전 5시14분쯤 현장이 도착했다. 하지만 공장 밖에만 있었을 뿐 폭력사태가 벌어지는 공장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신고한 여성과 통화도 하지 않았다. 공장 앞에 있던 경비용역업체와 (주)SJM 사측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2시간 정도 그 자리에 있다 철수했다.

경찰이 출동해 공장 밖에 있던 시간대는 용역폭력이 극에 달했다. 용역직원들이 던진 차량 부품에 조모씨(47)가 얼굴을 맞아 다쳤고, 노조원 40명이 치아 함몰, 머리 골절 등 부상을 입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경찰이 112 신고를 단순 사건으로 분류해 부실 대응하는 바람에 폭력사태가 확산되는 결과가 초래됐다”면서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절박한 상황인데도 경찰은 공장 안에 오지도 않았고 연락도 없었다. 밖에 있던 경찰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외면당했다”고 말했다.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여성이 처음 112 신고를 했을 때 접수 직원이 잘못 분류해 ‘코드 2’로 처리했으나 두번째 신고 때는 ‘코드 1’로 지령을 내렸다”며 “이후 나머지 5건의 신고는 현장에 3개 중대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코드 2, 3’으로 처리해 현장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여성 노조원이 4차례 112에 신고한 통화 내용을 “개인정보보호법상 문제가 된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금속노조 측은 “경찰이 수원 여성 살해사건 당시에는 녹취록을 공개했던 점을 볼 때 부실 대응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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