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장 “기동대 투입, 노력해봐라” 발언 확인…특수본 “실제 요청했는지가 중요”

이유진·박하얀 기자

서울청장 “받은 적 없다” 부인

이임재·최성범 피의자 소환

‘국과수 시뮬레이션’ 곧 결론

사고 원인 밝혀질지 주목

<b>질문 쏟아져</b>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21일 서울 마포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 특별수사본부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한수빈 기자

질문 쏟아져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21일 서울 마포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 특별수사본부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한수빈 기자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원인과 부실 대응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21일 참사 당시 현장 지휘 책임자인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수본은 이날 이 총경을 상대로 참사 전 서울청에 경비 기동대를 요청하라고 언제, 누구에게 지시했는지 조사했다. 이 총경은 지난 16일 국회에 출석해 ‘참사 전 서울청에 경비 기동대 배치를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서울청에서 집회·시위 때문에 지원이 힘들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에 대해 김광호 서울청장은 이날 서면 간담회에서 “서울청 112상황실과 경비과에 재차 확인한 바, 핼러윈과 관련해 용산경찰서에서 경비 기동대를 요청받은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이 총경의 국회 증언이 거짓일 경우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서울청이 용산서의 경비 기동대 배치 요구를 묵살했다면 김 서울청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특수본은 참사 전 용산서 내부 회의에서 한 직원이 “지구촌축제 때도 (경비 기동대 투입이) 어려웠는데 이번에도 어렵지 않겠냐”고 말하자, 당시 서장이던 이임재 총경이 “그래도 노력해봐라”라고 발언했다는 용산서 직원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용산서장이) 실제 서울경찰청에 요청했는지가 중요하다. 결국 요청을 안 했으면 그 지시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용산서가 경비 기동대 배치를 정식으로 서울청에 요청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수본은 그러면서 용산서가 서울청에 경비 기동대 투입을 요청한 사실이 아직까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특수본은 최 소방서장을 상대로는 수십명이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왜 대응 2단계를 참사 한 시간여 만에 발령했는지, 참사 당일 안전근무 책임관으로서 근무 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특수본은 핵심 피의자들에 대해 1차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고발 건에 대해선 “수사상 필요한 절차는 모두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시행한 시뮬레이션 결과가 이번주 안에 통보될 예정인 만큼 사고 원인이 밝혀질지도 주목된다. 특수본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현장을 재구성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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