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피해자들 “권도형, 미국 송환돼야”

이유진·전지현 기자

테라·루나 피해자 모임서

국내 송환 찬반 투표 진행

“미서 더 무거운 처벌” 주장

“피해 구제 국내 유리” 반론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2)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자 국내 피해자들 사이에서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송환돼 처벌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래야 더 무겁게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송환이 피해자 구제에 유리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권 대표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이후 테라·루나 피해자 약 2700명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권 대표와 관련한 언론 보도와 수사 상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피해보상 가능성과 집단소송 제기 가능성을 묻는 글들이 연이어 올라왔다. 국내 피해자 규모는 약 20만명으로 추정된다.

한 피해자는 24일 ‘피해자 게시판’에 “2022년 5월8일 시세 개당 10만원대, 그때 (매입한 루나가) 가치 75억이었다”며 “권도형이 체포됐다고 하니 속병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 100%는 아니라도 50% 피해보상금을 받아 청산할 수 있으면 하는 희망을 꿈꾼다”고 적었다. 26일 카페에서는 ‘권도형 국내 송환 찬성 반대 여부 공개 투표’가 진행됐다. 오전 10시부터였던 무기명 투표에는 오후 4시30분 현재 45명이 참여했다. 응답자 중 82.9%에 이르는 29명이 ‘권도형은 미국으로 인도돼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 송환 찬성’은 4명(11.4%), ‘잘 모르겠다’는 2명(5.7%)이 응답했다.

권 대표의 국내 송환 여부는 불투명하다. 권 대표 측은 몬테네그로 법원이 지난 24일 구금 기간을 최장 30일까지 연장하자 이에 불복해 항소할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과 한국 등 최소 4개국 이상이 권 대표의 신병 확보를 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도 형량이 더 무거울 것으로 관측되는 미국 송환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한규 변호사(법무법인 공간)는 “형량 차이보다도 범죄 성립에 있어 미국이 더 용이해 보인다”며 “테라·루나의 증권성이 인정되느냐를 두고 한국에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미국에선 이미 인정됐다. (권 대표가) 기소됐다는 점도 미국 검찰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국내 피해자 구제를 위해 한국 송환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테라·루나 피해자 대리인 김현권 변호사(LKB앤파트너스)는 “한국 피해자들 입장에선 피해 복구 가능성 측면을 보더라도 국내 송환이 유리하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나라별로 형량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형기를 마치고 나온다고 해도 다른 국가의 신병 요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범 재산 환수까지 생각하면 국내로 들어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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