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휴게실서 숨진 서울대 청소노동자 산재 인정

민서영 기자

근로공단 “업무 부담 가중에

주6일 근무로 휴일 부족해”

유족, 서울대에 사과 요구

근로복지공단이 지난 6월 서울대 기숙사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청소노동자의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유족과 노조 등은 서울대 측에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했다.

근로복지공단 서울 관악지사는 27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A씨의 유족에게 ‘업무상 질병에 의한 사망’이 승인됐다고 통지했다. A씨 유족은 지난 9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다.

A씨는 지난 6월27일 기숙사 휴게실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관악학생생활관 925동 청소를 혼자 담당했다. 이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하루 평균 4개 이상의 100ℓ 쓰레기봉투를 직접 들어 건물 밖으로 옮겼다. 사망하기 전 12주 동안 A씨가 쉰 날은 일주일에 불과했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질판위)는 지난 22일 A씨의 사망 사건에 대한 회의를 열고 그의 청소 노동이 육체적 강도가 높은 노동임을 인정했다. 질판위는 판정서에서 “업무시간은 만성 과로에 해당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주 6일 근무로 휴일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학생 196명이 있는 925동을 혼자 맡아 청소를 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 건물에서 계단을 통해 쓰레기를 치우고 옮겨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던 점,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상황을 고려할 때 쓰레기 증가로 업무 부담이 가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 노후건물의 샤워실 곰팡이를 씻어야 하는 점 등에서 커다란 육체적 부담이 있었다고 봤다. 질판위는 고용노동부 관악지청이 실시한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상급자의 갑질도 추가적인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앞서 민주노총 등은 이 대학 팀장이 A씨를 비롯한 청소노동자들에게 건물명을 영어와 한자로 쓰는 필기시험을 치게 하고 점수를 공개해 모욕을 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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