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노동에서도 여성은 남성보다 적게 번다

이혜리 기자
플랫폼 노동 관련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플랫폼 노동 관련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플랫폼 노동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적게 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벌이의 격차는 일반적인 노동에서보다 컸다. 플랫폼 노동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기존 노동시장의 여성 차별이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4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권혜자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오는 25일 여가부가 여는 ‘제10차 여성 고용실태 분석 및 정책과제 발굴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스마트폰 앱이나 웹사이트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중개·알선을 통해 일감을 얻고 수입을 얻는 플랫폼 종사자는 지난해 기준 약 220만명으로 추산된다. 그 중 여성은 46.5%다. 남성은 배달·배송·운전, 여성은 음식조리·접객·판매 분야 비율이 높다.

권 연구위원은 여러 플랫폼 노동 유형 중 디자인·마케팅·번역·정보통신(IT) 개발 등 노무 제공 자체가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웹 기반형 플랫폼 종사자 1023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성별 소득 격차가 21.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 기반형 플랫폼 종사자의 평균 연령(34세)과 유사한 30~34세 임금 노동자의 성별 임금 격차가 11.4%라는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구체적인 월 평균 순수입 액수로 따지면 남성은 169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133만원을 받았다. 500만원 이상을 버는 비율이 남성은 18.1%였지만 여성은 7.9%에 불과했다. 50만원 미만을 버는 비율은 남성은 7.7%뿐이었지만 여성은 16.2%나 됐다. 플랫폼 노동 수입이 유일한 수입원인 경우의 비율은 여성(57.6%)이 남성(49.9%)보다 높았다.

여성 노동자가 청소·돌봄과 같은 특정 직무에 집중되는 ‘성별 분리 현상’은 플랫폼 노동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2020년 서울지역의 지역 기반형 플랫폼 종사자 650명과 웹 기반형 플랫폼 종사자 7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가사 청소’와 ‘가사 돌봄’에서 여성 종사자 비율이 각각 91.8%, 96.5%에 달했다.

하지만 이 분야의 평균 소득은 타 업종에 비해 적었다. 가사 청소는 160만9000원, 가사 돌봄은 192만원으로 남성 노동자가 많은 음식 배달·심부름(228만6000원), 퀵서비스(340만6000원), 물류배송(340만6000원) 분야 평균 소득에 미치지 못했다. 전체 분야로 넓혀봐도 마찬가지다. 플랫폼 노동자의 총 소득 기준으로 여성은 202만8000원을 벌지만 남성은 306만2000원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33.8% 많이 벌었다. 주된 플랫폼 노동만 따지면 여성은 172만3000원, 남성은 255만9000원으로 32.7%의 격차가 확인됐다.

플랫폼 노동자는 모두 노동관계 법령상의 노동자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노동법상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인 임금 노동자와 다르게 취급되기 때문에 성별 격차의 시정도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플랫폼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일자리에서 격차가 심화되지 않도록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플랫폼 종사자 권익 보호 기반 마련 과정에서 여성의 의견이 반영되고 종사자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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