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작본부 “세월호 다큐 방송 미뤄라”

고희진 기자

10주기 맞춰 4월18일 예정…‘총선 영향’ 들어 연기 지시

제작진 PD총회 열어 부당 호소…“8·9월에나 방영 가능”

박민 사장 부임 이후 대통령 대담 등 ‘친정부’ 비판 커져

KBS의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의 4월 방송이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15일 KBS <다큐인사이트> 제작진은 KBS PD협회 회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제작진에 따르면 KBS는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4월18일 <세월호 10주기 방송-바람과 함께 살아낼게>(가제)를 방영할 예정이었다.

제작진에 따르면 섭외는 80% 이상, 촬영은 40% 이상 진행된 상황이라 방송일자를 맞추는 데 무리가 없었지만, 제작본부는 방송을 6월 이후로 미루라고 지시했다. 제작진은 방송 일정상 편성 변경이 이뤄지면 실제 방영은 8~9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작본부장이 밝힌 ‘4월 방송 불가’ 이유는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22대 총선은 4월10일이고, 방송은 8일 뒤인 4월18일이다. 이에 대해 항의하자 제작본부장이 “나는 총선 전후로 한두 달은 영향권이라고 본다”고 말했다고 제작진이 밝혔다.

이어 “제작본부장은 부임한 지 일주일 뒤 이 소식(4월18일 방송)을 알게 되었고 토요일 밤 간부들을 소집해 급하게 제작 일정을 변경하라 지시했다”며 “4월16일은 세월호 10주기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방송사가 이를 다룰 것이나 KBS 제작본부는 이 시기에 방송을 내보낼 수 없게 되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KBS 내부에 방송 일정 변경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며 이날 PD 총회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4월18일로 제작된 방송을 8월에 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협회원들께 공유하겠다”고 글을 마쳤다.

편성 변경을 지시한 제작본부장은 박민 KBS 사장 부임 이후 임명됐다. KBS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지난 7일 특보를 내고 “(해당) 제작본부장의 취임 이후 시사교양1국을 중심으로 조금씩 제작 자율성 침해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다고 평했다.

KBS는 박민 사장 부임 이후 ‘친정부 성향 방송’이 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KBS는 설 연휴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특별대담을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 박장범 앵커는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을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조그마한 백”이라고 칭해 사건을 축소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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