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헌재·법원 심리 운명 가를 고영태의 일주일

이혜리 기자

한때 최순실씨(61)의 최측근이었다가 국정농단 폭로자가 된 고영태씨(41)가 오는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법원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씨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지난해 12월 7일 국회 청문회 이후 두달 만이다. 고씨는 앞서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에도 증인으로 채택돼 헌법재판소가 경찰에 소재를 탐지해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등 행방불명 상태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제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영태가 지난해 12월7일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br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제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영태가 지난해 12월7일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고씨는 최씨가 사실상 소유한 회사 ‘더블루K’의 이사로 최씨 바로 옆에서 지시를 받아 수행한 사람이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을 직접 최씨에게 소개해주거나 최씨와 함께 ‘고원기획’이라는 회사를 설립하는 등 이 사건의 핵심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6일 법정에서 고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의 대기업 강제 모금 경위는 물론이고, 최씨의 정부부처 인사 개입 및 더블루K로의 이익 편취 등 문제를 소상히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씨 측은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전적으로 고씨 일당이 꾸민 일이며 “고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블루K에 대해서도 최씨는 “모른다”는 입장이다.

그런 만큼 고씨가 자신의 신빙성을 입증하기 위해 추가 폭로를 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특히 지난달 24일 증인으로 출석했던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41)은 롯데로부터 지원받은 70억원을 다시 롯데에 돌려주라는 내용을 고씨를 통해 최씨로부터 확인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롯데에 70억원을 반환한 시기는 검찰의 롯데 압수수색 전후여서 최씨 측이 미리 압수수색 정보를 알고 반환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특히 최씨가 직접 고씨에게 질문할 가능성도 있다. 앞선 공판에서 노승일 부장이 최씨가 직접 지시사항을 적어 건네줬다는 ‘포스트잇’을 갑자기 공개하자 최씨는 재판부에 “억울하다”며 “직접 증인에게 질문할 기회를 달라”고 한 바 있다.

한편 고씨는 오는 9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변론에도 증인으로 출석하도록 돼 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고씨가 6일 법정에 나올 경우 증인소환장을 법정에서 전달해달라는 특별송달신청을 헌재에 한 상태다. 헌재가 이를 받아들이면 6일 법정에서 헌재 관계자가 출석통지서를 고씨에게 전달하게 되고, 고씨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9일 변론에 출석해야 된다.

탄핵심판사건 변론에서는 박 대통령이 최씨로부터 의상을 제공 받으면서 값을 지불했는지 여부와 그 경위에 대한 신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씨는 국회 청문회에서 최씨가 박 대통령 옷과 가방 비용을 직접 계산했다고 했는데, “박 대통령이 옷값을 줘서 최씨에게 전달했다”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증언과 배치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는 고씨가 반드시 변론에 나와야 된다며 “고씨가 나와 신문을 받으면 많은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한 바 있다.

탄핵심판사건은 7일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8), 9일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61)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등 이번주가 중대고비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실장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않은 1급 공무원들에게 사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문 전 장관은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하도록 압박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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