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이어지는데…연출가 오태석, 일주일째 침묵만

유정인 기자

극단 ‘목화’에도 발길 끊어…서울예대 “이번 학기 수업 배제”

폭로 이어지는데…연출가 오태석, 일주일째 침묵만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원로 연극 연출가 오태석씨(78·사진)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문화예술계 ‘미투(#MeToo)’ 운동이 번지며 의혹이 쌓여가고, 그의 작품에 대한 공공기관들의 지원 재검토가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일체의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고통스러운 과거를 꺼내놓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극단 ‘목화’의 대표인 오씨에 대한 성폭력 논란이 불거진 지 22일로 일주일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그가 가해자로 추정되는 폭로가 연이어 나왔지만, 오씨는 지난 16일 이후 극단에도 발길을 끊은 채 사실상 잠적 중이다. 극단 관계자들과도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엔 극단 ‘목화’의 전직 단원이 오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자신이 목격한 그의 강제추행을 폭로했다. 앞선 피해자들과 마찬가지로, 회식자리에서 여성 단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내용이다. 그는 “어떤 땐 하지 말라는 여자 선배의 말이 묵살되기도 했다”며 “오태석 연출은 하루속히 속죄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오씨가 재직 중인 서울예대 대학본부는 이날 사과문을 내고 “유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범학교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이미 이번 학기 수업은 전부 배제시켰다”고 밝혔다.

<b>굳게 닫힌 극단 ‘목화’</b>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원로 연출가 오태석씨가 이끄는 극단 ‘목화’의 서울 종로구 혜화동 사무실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오씨는 의혹이 제기된 후 일주일째 침묵 중이다. 연합뉴스

굳게 닫힌 극단 ‘목화’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원로 연출가 오태석씨가 이끄는 극단 ‘목화’의 서울 종로구 혜화동 사무실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오씨는 의혹이 제기된 후 일주일째 침묵 중이다. 연합뉴스

극단 ‘목화’의 오는 28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공연예술축제 개막 공연은 오씨 없이 이뤄질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는 이날 오씨가 동행하지 않는 조건으로 계획된 항공료 지원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예경은 “페루 축제 참가를 빌미로 한 해외 도피성 출국을 방지하는 동시에, 페루의 대표적 공연예술축제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극단 측과 협의해 오씨를 제외하고 참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2일 상습 성폭력 의혹을 받는 연출가 이윤택씨의 오페라 <꽃을 바치는 시간> 지원사업은 성폭력 파문이 터진 지난 14일 극단 측에서 진행 취소를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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