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후대응 없이 그린워싱 몰두…고용보장 등 정의로운 전환에 침묵”

고희진 기자

환경·노동단체 P4G 비판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첫날인 30일 환경·노동 시민단체들은 “P4G는 공허한 말잔치와 이벤트뿐”이라며 “정부가 그린워싱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전부터 P4G 서울 정상회의 회의장인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 모여 규탄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었다.

환경·시민단체들의 연대체인 기후위기비상행동은 ‘P4G 멈춰! 우리가 바로 녹색이다!’ 집회를 열고 “한국 정부는 그동안 말뿐인 선언을 했을 뿐 실효성 있는 기후대응은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가 탈탄소 정책을 표방하면서도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 석탄발전 건설을 지속하고 가덕도신공항 건설 등 탄소 과다배출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김현욱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집행위원은 “가덕도신공항은 부산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며 탄소 흡수원인 가덕의 산을 깎고 바다를 매립해 건설된다”면서 “온 나라를 항공토건으로 짓밟고 있는 부산 가덕도신공항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P4G 홍보영상에 등장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영상에서 기후위기 문제를 두고 “정부와 국가 간 협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상행동은 “화석연료에 중독돼 성장만을 위해 치닫는 사회 시스템의 변화 없이 개개인의 착한 실천으로는 위기를 넘어설 수 없다”며 “기후위기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묻고 지구 위 생명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P4G 서울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지난 29일 ‘탄소중립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탈탄소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노동계도 P4G와 탄소중립위 등이 녹색성장이라는 명목하에 기후위기 상황에서도 기업 지원을 활성화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보장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대책 마련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P4G가 기후위기 비상 상황에서 필요한 ‘정의로운 전환’보다 기업 지원을 중심으로 한 성장 만능주의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역시 그린워싱에만 몰두할 뿐 관련 산업인 발전·에너지 노동자들의 고용보장 등 정의로운 전환 이행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 외에도 이날 DDP 인근에서는 녹색당, 미래경영청년네트워크, 대학생기후행동, 멸종반란한국 등 다수 시민사회단체들이 P4G를 규탄하고 정부가 기후위기 문제를 적극 대처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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