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상들 “기후위기 선진국 책임, 개도국 지원” 한 목소리

김상범 기자

영·중·EU 등 연설…유엔 사무총장 “각국 구체 이행안 기대”

친환경기술로 개회식…선언문엔 해양 쓰레기 감축 담길 듯

<b>문 대통령·덴마크 총리 화상 정상회담</b>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덴마크 총리 화상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세계 각국 정상들은 30일 개막한 P4G 정상회의 연설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과 선진국의 책임, 그리고 개발도상국들의 ‘지속 가능한 경제’로의 전환 등을 강조했다.

■ 각국 정상 ‘개도국 지원’ 강조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상 연설’ 세션에서 “코로나19 팬데믹뿐만 아니라 역사상 가장 긴 장마와 폭우,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 극심한 가뭄과 초대형 산불까지 지구촌 전체가 기후위기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제 기후위기는 인류의 미래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바로 지금이 우리 모두가 담대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부터의 포용적 녹색회복, 2050 탄소중립 달성, 기후행동을 위한 민관협력은 모든 국가에 도전적인 과제”라며 “개발도상국의 포용적 녹색회복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국제적 연대가 굳건해지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P4G는 정부·기업·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글로벌 민관협의체다. 2015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지속가능발전 목표(SDGs)’ 가운데 기후변화와 연관된 식량·농업, 물, 에너지, 도시, 순환경제 등 5개 분야를 다룬다. 개발도상국이 ‘지속 가능한 경제’로 전환하도록 돕는 것이 주된 목표다. 한국을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덴마크, 멕시코, 방글라데시 등 12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특히 온실가스 감축을 둘러싼 개도국과 선진국의 입장 차이는 해묵은 숙제다. 아직 전통적인 제조업 단계에 머물러 있는 후발 국가들은 석탄자원 의존도가 높다. 반면 선진국들은 이미 상당 부분 지식·서비스 산업으로 도약한 데다 저탄소 에너지체계로 전환할 여력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선진국 주민들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홍수·태풍 등의 기후변화 피해는 대부분 인프라가 취약한 개도국 주민들이 감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국 정상들이 이날 ‘개도국 지원’을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영상 연설에서 “막대한 기후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제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영국은 연구·개발(R&D) 투자, 기술개발 등을 위해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협력, 녹색 및 저탄소 전환을 위한 노력, 공통되지만 차별화된 책임하에 개도국의 고충 해결 지원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진국의 책임’도 강조됐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기후위기는 거대한 집단지성을 요구하고 선진국은 특별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개도국의 기후 적응을 위해 주요 7개국(G7) 선진 국가들의 공여금 확대 등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대한민국의 해외석탄발전 공적 금융 지원 중단 선언과 같은 구체적 이행 정책을 각 국가에서 발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b>‘우리는 하나’ 개회식 공연</b>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30일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캠페인 노래인 ‘위 아 원(We are One)’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우리는 하나’ 개회식 공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30일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캠페인 노래인 ‘위 아 원(We are One)’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 31일 ‘서울선언문’ 채택

이날 개회식에서는 생물다양성 보존, 녹색성장 등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친환경 기술이 다수 동원됐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실감 콘텐츠 통합제어솔루션(VIT)’을 활용해 한국의 소나무 숲과 사향노루, 따오기, 왕은점표범나비 등 멸종위기 동물을 재현했으며, 개회식장의 연단도 고사 위기에 놓인 금강송 고사목을 활용해 제작했다.

동물학자인 제인 구달이 내레이션에서 “지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모두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P4G 준비단 측은 “인공적 설치물을 최소화하고, 장치와 소품들은 재사용하거나 업사이클링(버려지는 물건을 새로운 가치를 가진 제품으로 재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에코 아이템’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P4G 서울 정상회의는 31일 ‘서울선언문’을 채택하는 것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서울선언문에는 코로나19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행, 지속 가능한 발전의 목표 달성을 위한 실천 노력 등의 의제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양플라스틱 등 해양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 필요성도 선언문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P4G 정상회의를 앞두고 지난 27일 제작된 특별영상에서 ‘지구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일을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온실가스도 중요하지만, 해양 쓰레기, 해양 폐기물이 굉장히 염려된다”며 “(해양오염 해결을) 세계적 과제로 제시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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