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여기서 기다리면 환불해준다”…‘머지포인트’ 피해자 3일째 대기 탈진

이홍근·조해람 기자

전산 등 문제로 절차 지연

50여명 아직도 못 돌아가

할인 포인트 판매 중단 사태를 빚은 머지플러스 본사에는 휴일인 15일에도 환불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며칠간 사무실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느라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 관련기사 14면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머지플러스(머지포인트 운영사) 본사에서는 이날도 50여명의 고객이 환불을 기다렸다. 사태 초기처럼 아수라장이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며칠간 제대로 씻거나 자지 못해 피곤한 모습이었다.

피해자들은 멍하니 휴대전화 화면을 보거나 삼삼오오 모여 “집에 좀 가고 싶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박스를 깔고 앉은 채 벽에 기대 졸거나 벤치에 누워 잠을 청하는 이들도 있었다. 회사 안에는 쓰레기 수거용 대형 비닐봉투가 곳곳에 놓였고, 발코니에는 물병과 담배꽁초 등이 나뒹굴었다.

피해자들이 본사에서 밤을 새우는 이유는 “기다리고 있으면 환불해주겠다”는 사측의 공지 때문이다. 사측은 사무실에 찾아온 피해자들에게 지난 11일부터 네 차례에 걸쳐 환불을 약속했으나 전산 오류와 의사소통 문제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사측은 환불이 미뤄질 때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환불 대상자 명단을 갱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이 마음 놓고 자리를 비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람들은 기약 없는 환불 절차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1000만원을 손해봤다는 A씨는 “지난 13일부터 와 있는데, (회사 관계자들이) 대표가 연락을 안 받는다며 기다려달라고 했다”면서 “7개월 전쯤부터 머지포인트 판매 단위가 몇십만원 단위로 늘어나 고객들의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지난 13일부터 본사에 머무르고 있는 B씨는 “(처음 왔을 땐) 줄이 길어서 1층에서 여기(5층)까지 올라오는 데 5시간이 걸렸다”며 “사람들이 ‘나가면 끝’이라길래 버티고 있다”고 했다.

사측은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마음 같아선 당장 환불해드리고 싶지만 시스템 구축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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