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3명 중 1명 “페미니즘 백래시 경험”

이하늬 기자

전교조 설문조사…백래시 행위자는 학생이 가장 많아

여교사 3명 중 1명이 학교에서 페미니즘과 관련한 반발이나 공격(백래시)을 당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희롱·성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한 여교사도 41.3%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 7월14일부터 23일까지 전국에 있는 교사 11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9일 밝혔다.

최근 3년간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 경험을 묻는 질문에 여교사의 37.5%, 남교사의 19.6%가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20대 여교사의 경우 피해 경험이 하나라도 있다고 답한 비율은 66.7%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메갈(페미니즘)’ ‘페미’냐고 조롱하듯 묻는 행위가 17.4%로 가장 많았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혐오표현 발언 16.6%, 페미니스트 교사에 대한 비난 및 공격 12.8%, 성평등 수업에 대한 방해 및 거부가 8.2%로 뒤를 이었다. 그 외에도 교원평가에 ‘메갈 교사’라고 쓰는 행위, 수업시간에 맥락과 무관하게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는 행위 등이 있었다.

성희롱·성폭력 피해 경험을 묻는 질문에서 하나라도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여교사의 비율은 41.3%, 남교사의 비율은 21.3%였다. 이 역시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피해 경험률이 높았다. 20~30대 여교사의 66.0%가 성희롱·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장 많은 피해 경험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23.1%)였다. ‘메갈’ ‘꼴페미’ ‘한남충’ 등 특정 성별을 비하하거나 혐오하는 발언 15.9%, 음담패설 및 성적인 발언 13.0%, 가슴이나 엉덩이 등 특정 신체부위를 쳐다보는 행위 4.3%로 나타났다.

백래시 행위자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학생이 66.7%, 동료 교사 40.4%, 학교 관리자가 18.7% 순으로 나타났다. 동료 교사 또는 관리자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성별에 따른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학생에 의한 피해는 여교사(70%)가 남교사(48%)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에 전교조는 “여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단순히 지위 위계로 해석하는 것을 넘어 젠더 권력 관계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을 근절하고 성평등한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 학생, 관리자 등 함께 생활하는 모든 학교 구성원에 대한 교육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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