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지원금 겨냥했나, 약삭 빠른 대기업 상술

손구민 기자

이마트24 가맹점에 삼성 갤럭시 웨어러블 기기 판매 개시

닷새 매출액만 7억원 육박…‘소상공인 밥그릇 빼앗기’ 빈축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이마트24에 진열된 갤럭시 ‘웨어러블 기기’. 삼성전자 제공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이마트24에 진열된 갤럭시 ‘웨어러블 기기’. 삼성전자 제공

이마트24가 국민지원금 지급 기간에 가맹점들을 통해 갤럭시 ‘웨어러블 기기(갤럭시워치4, 갤럭시버즈2)’를 판매해 닷새 만에 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정부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국민지원금 사용처를 전통시장, 식당, 미용실, 프랜차이즈 가맹점(직영점 제외) 등으로 제한했는데, 이마트24는 삼성전자 기기의 가맹점 판매를 확대해 매출을 끌어올린 셈이다. 국민지원금을 노린 대기업의 상술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경향신문이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이마트 내부 문건을 보면, 이마트24는 지난 8월26일부터 이마트24 직영점에서 삼성전자 웨어러블 기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직영점은 국민지원금 사용이 불가하다’는 점을 명시하며 국민지원금으로 웨어러블을 구매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이후 이마트24는 국민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전국 가맹점들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재고가 있는 이마트24 직영점은 현장에서 바로 판매하고, 재고가 없는 가맹점은 사전예약 후 제품을 배송하는 식으로 판매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마트24에서 국민지원금으로 갤럭시워치 사는 방법’ 등을 소개하는 게시글이 쏟아졌다.

이마트24의 웨어러블 기기 판매 현황 자료를 보면, 판매 대부분은 국민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가맹점에서 이뤄졌다.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갤럭시워치4는 2227대, 갤럭시버즈2는 606대 팔리거나 사전예약이 됐다. 닷새간 발생한 매출예상액 7억180만원 중 가맹점이 6억7100만원이다. 현재는 재고가 부족해 판매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대기업 계열 편의점인 GS25에서도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갤럭시워치4가 2308대(6억9017만원어치) 팔렸다. 이 역시 국민지원금으로 구매한 비율이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장섭 의원은 “대기업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의 밥그릇까지 빼앗아가는 것은 최소한의 기업윤리마저 저버리는 처사”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마트24와 직영점을 통해서만 판매하기로 합의했는데 가맹점까지 판매처를 확대한 사실은 전혀 몰랐다”며 “이마트24를 통한 판매는 국민지원금 지급 기간과 우연히 겹친 것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이마트24 측은 “이전부터 가맹점들로 판매처를 확대하기로 삼성과 협의해온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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