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어업 노동자 임금 월 300만원서 600만원으로, 그래도 사람 못 구해…

윤지원 기자
[코로나19가 할퀴고 간 바다②]외국인 어업 노동자 임금 월 300만원서 600만원으로, 그래도 사람 못 구해…

어촌 내 수산업 종사자 임금은 내외국인 가릴 것 없이 부르는 게 값이 되었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 임금이 최저 월 300만원에서 600만원까지 올랐다. 높아진 임금은 고스란히 어민들이 부담한다.

어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고정 월급제로 임금을 받는다. 월급은 국내 최저임금(209시간)인 월 182만2480원이 시작점이다.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근무지 이탈을 막기 위해 최저임금보다 많은 돈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부산 연안어민 박형준씨(가명)는 “코로나19 전에도 월 200만~250만원을 줬는데 지금은 최하 300만원”이라고 말했다. E10 비자로 들어온 외국인 선원 임금도 높아졌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목포근해유자망협회 등에서 현재 500~600을 줘도 사람 못 구한다는 연락이 너무 많이 와서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며 “계약서에 월 200으로 써놓더라도 선주에게 별도로 받는 추가수당 등이 많아 실제 임금이 최저임금을 훨씬 웃돈다”고 말했다.

외국인 노동자 임금은 사업주들의 인력 유치 경쟁과 함께 부풀었다. 개야도 김양식업자 송성문씨는 “다른 지역 수산업 쪽에서 300을 주려 한다길래 나도 숙식 제공에 300까지 맞춰준다고 했는데 그래도 가버렸다”고 전했다. 김대성 한국어업연안회 회장은 “서해 조기잡이는 6~7월 바짝 조업해야 하는데 그때 사람이 없으면 큰일 나니까 그쪽에서 월 600만원까지 부른다. 그 얘기가 전국으로 번지면서 외국인들이 ‘200만 받고 계속 남기 싫다’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임금이 높아지면서 원래 높던 내국인 임금까지 덩달아 뛰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물생산업 노동시장 구조 분석 보고서는 “외국인 선원 임금 상승은 한국인 선원부터 임원까지 연쇄적으로 임금 상승과 보험료 상승을 초래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연근해어선 선원 월평균 임금은 412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7.3% 올랐다. 직전 5개년 평균 증가율(1.82%)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높아진 임금은 고스란히 어민들의 부담으로 남는다. 2020년 어가경제조사를 보면 어로지출과 양식지출 노무비가 전년보다 각각 5.8%, 19.6% 늘었다. 양식업의 경우 전년도 증가폭이 1.6%에 그친 데 비해 폭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어업 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외국인 노동력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인건비 단가가 올라간 점이 노무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업종의 영업이익도 줄었다. 수협중앙회 어업경영조사를 보면 지난해 정치망어업의 어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34.3% 급감한 1억7189만원이었는데 영업이익이 30% 넘게 감소한 건 2007년 이래 처음이다.

신용민 부경대 교수는 “지난 몇년간 어업소득 비중이 줄고 어업외소득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늘었지만 계속 100만t을 밑돌고 있기 때문에 근해업이나 영세한 연안업, 양식업 모두 경영 상황이 좋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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