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은 임시로 늘릴 수 있지만…간호사는 어떻게 하나요”

박채영 기자

코로나 병동 간호사 인력난 극심

과로에 퇴사 늘어…정부 대책 호소

서울의 한 종합병원 정형외과 병동에서 일하던 A간호사(30)는 며칠 전부터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다.

급하게 만든 병상 30개 가운데 23개(2일 기준)가 들어찼다. 코로나병동 운영일주일 만이다. 환자 23명을 간호사 13명이 돌보는데, 3교대로 동시간대 근무인원은 4명가량에 불과하다보니 눈코 뜰 새가 없이 바쁘다. 코로나병동 근무를 시작할 때는 막연히 듀티(근무시간)당 2~3번 방호복을 입고 격리병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최소 하루에 4~5번은 방호복을 갈아입게 된다.

아파서 누워 있는 중에도 “수고한다”고 말해주는 환자들이 있어서 사명감을 갖고 일하지만, 코로나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턱없이 부족한 인력에 허덕이는 것이 일상이다.

“병상은 임시로 만들 수 있지만 간호사 증원은 안 돼요” 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이라윤 간호사(30)는 1년째 코로나19 중환자 병실에서 일하고 있다. 원래 있던 환자가 전원을 가거나 사망해 병상이 비기 무섭게 바로 다음 환자가 배정된다. 방호복을 입고 2시간 일하면 휴식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는 원칙은 지켜지지 않는다.

이 간호사는 “정부에서 파견을 보내주는 간호사들이 중환자실 업무에 익숙지 않다보니 기본적인 업무만 도와줄 수 있어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공공병원 코로나병동에서 일하는 B간호사(26)는 확진자 증가와 더불어 의료기관과 요양시설의 고령층 돌파감염이 늘면서 업무 강도가 부쩍 높아졌다. 3교대로 8시간 근무하고 30분은 인수인계에 쓰도록 하는 시간표는 더 이상 지켜지지 않는다. 인수인계 시간이 지나도 일을 마무리하지 못해 격리구역에서 나오지 못하는 간호사들이 많다. 1~2시간씩의 추가 근무는 예삿일로 생각된다. 간호사 1명당 돌볼 수 있는 위중증 환자는 1명이고 경증 환자라도 최대 5명까지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간호사 1명이 위중증 환자를 포함하더라도 환자를 6~7명까지 돌보고 있다.

높은 근무 강도가 2년째 지속되다보니 코로나병동을 떠나려는 동료들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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