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어떻게 버티나”…후원·봉사 ‘반토막’에 더 추운 취약계층

유선희·이두리 기자

코로나19·경기침체 영향

봉사활동 취소 전화 급증

연탄 후원도 44%나 감소

복지센터엔 후원금 ‘꽁꽁’

“한 명 한 명의 손길이 지금 너무 소중해요”

매 겨울 취약계층과 고령 어르신들의 집을 방문해 연탄을 전달하는 밥상공동체연탄은행 직원들은 요즘 걱정이 크다. 코로나19 이후 후원은 물론 봉사자들의 손길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오전 서울 노원구 달동네 백사마을. 밥상공동체연탄은행 직원과 활동가 7명이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평일 오전에도 많게는 30~50여명이 연탄 나눔에 참여했다. 하지만 요즘은 자원봉사자들이 거의 없다. 10명도 안 되는 인력이 연탄을 전달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날 오전 백사마을에 전달할 연탄은 모두 400장. 직원과 활동가들은 한 장에 3.65㎏인 연탄을 여러 장 어깨에 짊어지고 구불구불한 길을 연신 오갔다. 서하영 활동가는 “3~4년 전에 연탄 봉사활동을 했는데 그때는 자리가 없어 못할 정도였다”며 “지금은 평일에는 봉사자들을 찾기 어렵다. 코로나19 영향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사마을 주민 김상은 할아버지(85)는 “잊지 않고 이렇게 와줄 때마다 항상 고마운 마음”이라며 “ 후원이 계속 줄어든다고 하니 아껴쓰려고 한다. 올겨울이 예년보다 춥다는데 잘 버텨야지”라고 했다. 재개발로 주민들이 떠나 현재 백사마을에는 200여가구만 남았다. 이들은 올겨울도 연탄에 의존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도 커진 탓에 연탄후원이 꽁꽁 얼어붙었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기업과 개인으로부터 후원받은 연탄은 모두 47만장이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같은 기간 85만장에 비해 44.7% 감소했다.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지난해 같은 기간 후원받은 연탄(59만8000장)보다도 적다.

연탄 나눔 봉사자 수도 올해 9~11월 869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1305명)보다 62.3%나 줄었다. 허기복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는 “자원봉사자분들이 직접 봉사활동을 하면서 실상을 보고 후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봉사활동 자체를 꺼리면서 덩달아 후원도 줄었다”며 “오미크론 전파로 12월이 더 문제다.

올해 연탄 나눔 목표를 최소 250만장으로 세우고 있는데 현재 100만장도 채우지 못해 걱정”이라고 했다.

사회복지센터나 아동시설의 후원금 사정도 마찬가지다. 서울 강동구에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행복한세상복지센터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자원봉사자를 받지 않았다가 지난달 방역수칙 완화에 맞춰 봉사 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봉사 신청을 다시 받지 않기로 했다.

박세환 센터장은 “자체 인력만으로 무료급식을 하고 있는데 배식을 받으러 오는 어르신들은 전보다 늘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어렵다 보니 후원금도 끊겼다”고 말했다.

대구 아동복지시설 ‘봄의집’ 관계자는 “감염 우려 때문에 외부 봉사자들을 받지 않고 있다”며 “종종 방문해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음식을 해주던 외부 봉사자들의 발길이 아예 끊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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