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대선? 그래서 투표 더 중요”···“원하는 후보 없지만, 떨어져야 하는 후보 있다”

유경선·박하얀 기자

 코로나 확진 역대 최다 기록에도

 20대 대선 뜨거운 사전투표 열기

“국민의 권리·의무 포기 안 해”

시민들이 제20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 한수빈 기자

시민들이 제20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 한수빈 기자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사전투표 열기는 뜨거웠다. 투표 첫날인 4일 서울 각 지역 투표소에는 한 표를 행사하려는 이들이 줄을 길게 섰다. 대기줄이 길어 “내일 투표하겠다”며 돌아가는 사람도 보였다. 유권자들은 “차악이라도 뽑아야 한다”거나 “뽑고 싶은 사람이 없어도 떨어져야 할 사람이 누군지는 확실하다”고 했다.

강남구 삼성1동주민센터에서 투표를 마친 직장인 박성민씨(37)는 “원하는 후보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당선되지 말아야 할 후보가 확실히 있다”며 “차선으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역 투표소에서 만난 서모씨(57)도 “모든 후보들에게 다 실망했다”면서도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를 포기하면 안 된다. 무거운 마음으로 왔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씨(22)는 “괜찮은 사람이 있으면 뽑으려 했지만 차악을 선택했다”고 했고, 친구 김택규씨(22) 역시 “그나마 덜 나쁜 후보를 뽑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직장인 김모씨(56)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번에 처음 투표를 했다. 어떻게 하는지도 몰라 펜을 들고 왔다”고 했다. 김씨는 “가족에게도 투표를 독려하는 ‘인증샷’을 보냈고, 이번에는 모두 투표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시은씨(19)는 “경제정책과 여성정책 공약을 보고 뽑았다”고 했다.

시민들이 제20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시민들이 제20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이날 0시 발표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6만6853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유권자들의 발목을 잡지는 못했다. 코로나 첫해인 2020년 제21대 총선 때 경험 등을 토대로 손소독과 발열체크를 마친 뒤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고 기표소에 들어가는 모습이 능숙해 보이기까지 했다.

서울 서초구민 신모씨(49)는 “이제 코로나19는 조심해도 걸리는 상황이라 각자 주의하며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나모씨(62)도 “이제 코로나19는 일상 속에 들어와 있어서 감기를 조심하듯 생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거 당일 투표소가 붐빌 것을 우려해 미리 사전투표에 참여했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6만명을 넘어선 4일 서울 서강대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창길기자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6만명을 넘어선 4일 서울 서강대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창길기자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