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유지할 듯…5일로 단축도 검토

허남설 기자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김창길 기자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김창길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격리의무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행 7일인 격리기간을 5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일반시민 여론조사에서도 절반 가량은 격리 의무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최근 전문가 TF(태스크포스)를 꾸려 격리 의무 관련 기준을 만들고, 감염병 위기관리 전문위원회에 격리 기간 조정에 관한 자문을 받았다. 질병청은 격리 기간을 현행 7일, 5일, 0일 등으로 나눠 각각에 대한 유행 예측치를 전문가들에게 제공하고 의견을 구했다고 한다. 격리기간을 7일에서 5일로 단축하거나 입원 환자와 자가격리자를 구분해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까지 폭넓게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론은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대체로 격리 기간 단축 혹은 해제에 부정적이다.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격리 기간을 줄이거나 없애 얻을 특별한 이익이나 장점이 없다”며 “격리 기간을 줄일수록 유행은 더 크고 더 빨라진다”고 말했다. 백경란 질병청장도 지난 9일 “격리 의무를 해제하면 아무래도 유행은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7994명을 기록하며 1주일 연속 1만명 아래를 유지했다.

확진자 격리 “유지” 46.8%, “해제” 36.4%

여론도 격리 의무 유지 쪽이 더 많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가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지난 10~12일 실시한 코로나19 인식 조사(95% 신뢰수준에 ±3.09%포인트)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양성 판정자의 격리 의무 해제와 관련한 생각’을 묻자 46.8%는 ‘격리 의무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해제해야 한다’는 응답은 36.4%를 차지했다. 16.9%는 ‘잘 모르겠다, 입장 없음’을 택했다.

격리 의무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선 응답자의 77.6%가 ‘확진자가 격리 없이 일상생활하며 전파확산·재유행을 앞당길 수 있으므로’를 꼽았다. 격리 의무를 해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선 40.0%가 ‘이제는 심각한 건강문제를 보이지 않는 확진자가 다수이므로’를 들었다. 35.8%는 ‘거리두기, 실외마스크 의무화 해제 후에도 방역상황이 안정세이므로’를 꼽았다.

유 교수는 “의무 유지와 해제 중 어느 것도 과반을 넘는 압도적인 수준을 보이지 않았지만 격리의무를 유지하자는 쪽이 해제하자는 입장을 약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며 “응답자들 다수가 격리의무를 지역사회로의 감염전파나 재유행 촉발을 방지하는 일종의 안전장치로 인식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유지할 듯…5일로 단축도 검토

항체양성률 95%인데 ‘집단면역’은 아니다?

질병청은 이날 4차 예방접종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월16일~4월30일 3차 접종 후 4개월이 지난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구성원 등 151만명을 3차 접종군과 4차 접종군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4차 접종군에서 감염 예방효과는 20.3%, 중증화 예방효과는 50.6%, 사망 예방효과는 53.3%라고 나타났다. 접종 후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는 감소하지만, 중증화·사망 예방효과는 접종 후 46일 넘게 40% 이상을 유지했다. 4차 접종은 지난 2월14일부터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 중이며 현재 접종률은 34.1%이다.

최근 질병청은 백신 접종이나 감염을 거쳐 국민 상당수가 면역을 지녔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4월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 항체양성률은 94.9%였다. 다만 질병청은 이 결과만으로 이른바 ‘집단면역’을 형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병국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백신효능평가팀장은 브리핑에서 “집단면역이란 특정집단에서 감염원(바이러스)에 대해 60~70% 이상이 항체를 형성해 집단 내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상태”라면서 “코로나19처럼 지속해서 변이가 발생하는 상황에선 90% 이상이 면역을 형성해도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없어 집단면역을 형성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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