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된 ‘코로나19 방역물품’…정부, 대량 폐기 상황에 골머리

강연주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 마스크, 손소독제 등 개인 방역물품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 마스크, 손소독제 등 개인 방역물품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 방역물품으로 사용해온 투명가림막과 손소독제 등이 대량 폐기될 상황에 놓였다. 정부는 방역물품 집단 폐기에 따른 환경오염 유발을 우려해 물품 회수·재활용 대책 마련에 나섰다.

3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방역물품 처리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각종 규제가 사라지면서 가게나 사무실 등에서 사용해온 투명가림막과 손소독제, 체온측정기, 태블릿PC 등의 보관·처리 문제가 현안이 됐기 때문이다. 정부 조사 결과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투명가림막 생산량은 예년에 비해 약 30% 늘었고, 2020년 기준 손소독제를 비롯한 의약외품 생산량은 전년 대비 120% 증가했다.

보건복지부 소속인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게 투명가림막이다. (관리를) 자율에 맡겼더니 투명가림막을 보관하지 않고 폐기하겠다는 곳이 생겼다”며 “손소독제는 플라스틱 용기와 내용물을 분리해서 버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환경부와 함께 최소한의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하반기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방역물품을 보관 또는 재활용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세웠다. 다만 시설별로 불가피하게 폐기해야 할 경우를 감안해 각 물품별 폐기·관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투명가림막은 집중적으로 수거해 재활용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지금처럼 산발적으로 배출되면 비용이 많이 들어 재활용 업체들이 선뜻 수거에 나서기 어려운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방역당국과 협의를 거쳐 가림막 수거기간을 정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회수 계획도 수립하기로 했다.

정부는 에탄올 함유량이 높은 손소독제가 다량 배출돼 야기할 수 있는 수질·토양 오염에 대한 대책도 마련키로 했다. 하수처리장의 에탄올 배출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소독제 내용물은 하수구에 버리되 플라스틱 용기는 분리배출하도록 안내하기로 했다. 정부는 방역에 사용된 태블릿PC도 중고로 재판매되거나 폐기물로 배출되는 양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전자제품공제조합 등과 회수 방안을 조율 중이다.

정부는 오는 8월 광역·기초자치단체와 행정안전부, 질병관리청 등 관계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방역물품 회수·재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합동 회의를 연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정확한 회의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장비 보관·관리 대책도 수립하고 있다. 조만간 지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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