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도는 ‘숨통’ 텄지만…일상까진 ‘먼 길’

글·사진 김태희 기자

남한산성 검복리, 폭우 피해 일주일…집 파손 등 상흔 여전

군·자원봉사자 손길에도 “완전 복구에 한 달 넘게 걸릴 듯”

폭우로 큰 피해를 본 경기 광주 검복리에서 지난 19일 자원봉사자 등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폭우로 큰 피해를 본 경기 광주 검복리에서 지난 19일 자원봉사자 등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19일 찾은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 일대. 광주시는 지난 집중호우로 경기도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이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총 617㎜의 비가 내렸다. 특히 8일 남한산성 일대에는 시간당 최대 105㎜의 폭우가 쏟아졌다. 수도권을 강타했던 폭우는 지나갔지만 상흔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남한산성 바로 아래에는 주민 150여명이 사는 작은 마을인 검복리가 있다. 이 마을은 지난 8일부터 10일 사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며 고립됐던 곳이다. 당시 마을 진입로 2곳이 모두 흙더미에 막혀 도로를 복구하는 데만 18시간이 걸렸다. 한때 이 마을 주민들은 즉석밥과 라면으로만 끼니를 해결하기도 했다. 산사태로 수도와 전기도 모두 끊겼다가 최근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폭우 피해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 복구되지 못한 피해는 마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 허리 높이까지 쌓였던 흙더미가 치워지자 벽면의 타일이 떨어지거나 일부가 부서지는 등 파손된 건물 골재가 그대로 드러났다. 한 다세대주택은 한쪽 벽면이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이 주택에 거주하던 12가구의 주민들은 긴급대피해 다른 곳에서 임시 거주하는 중이다.

마을 꼭대기에는 산사태로 인해 깊은 골짜기까지 생겼다. 흙더미를 따라 양옆으로 위치한 주택들의 담벼락들은 무너져 있었으며, 골목에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진 차량이 남아 있었다.

마을 곳곳에선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파견 나온 군 장병 20여명은 주민들과 함께 집을 고치고 쌓인 흙더미를 정리했다. 파손된 전봇대를 다시 세우고 전선을 연결하는 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었다. 마을 주민 김경모씨(60대)는 “도로가 뚫리고 수도와 전기가 일부 복구되면서 당장 시급한 상황은 지났지만, 아직 피해 복구까지는 갈 길이 멀다”면서도 “자원봉사자들과 마을 이장, 면장을 포함해 모든 주민이 도와가며 복구작업을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이 정도 피해면 완전한 복구까지 한 달은 넘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방석준 검복리 이장은 “군부대부터 자원봉사자들까지 도와주셔서 상황이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집중 호우로 인한 광주시 인명 피해는 사망 3명, 부상 2명, 실종 1명 등 6명이다. 이재민 대피 인원은 513명으로, 98명은 현재까지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수해 복구를 위해 많은 분이 힘을 써주고 계시지만 워낙 피해가 크다 보니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면서 “피해 주민들이 빨리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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