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지속 여부’ 조합원 총투표 돌입···오늘 결론 전망

조해람 기자
이봉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이 지난 8일 오후 대전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에서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마치고 성명문을 읽고 있다. 조해람 기자

이봉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이 지난 8일 오후 대전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에서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마치고 성명문을 읽고 있다. 조해람 기자

안전운임제 지속·확대를 요구하며 16일째 파업 중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 지속 여부를 놓고 조합원 총투표에 돌입했다.

화물연대는 9일 오전 9시쯤부터 전국 지역본부에서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 중이다.

화물연대는 전날 오후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총파업 지속 여부를 조합원 총투표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원래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향후 파업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전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품목·차종 확대 없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안을 수용하면서 안건을 바꿔 긴급 회의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안전운임제 일몰 3년 확대’라는 정부 주장을 받아들이는 대신, 품목·차종 확대를 위한 여야 동수 협의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5시간을 넘긴 마라톤 회의를 마치고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과 강경탄압은 화물현장과 산업 내에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며 “화물연대는 조합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강경탄압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결정이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는 “전혀 관계없다”며 “저희와 의사와 관계없이 나간 부분에 대해 많이 유감스럽다”고 했다.

화물연대는 화물기사들의 최저임금 격인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적용 품목·확대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0년 도입된 안전운임제는 3년 시한 일몰제로 컨테이너·시멘트 2개 품목에만 적용됐다. 화물연대는 지난 6월 파업 종료 때 정부가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및 품목·차종 확대 논의’를 약속했지만 정부가 약속을 어겼다고 했다.

정부가 대화와 타협 대신 강경 압박으로 일관해 파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조합원들의 부담도 커졌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시멘트 화물기사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지난 8일에는 철강·석유화학 업종에도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국제노동기구(ILO)를 비롯한 각계에서 위헌·국제법 위반 우려를 경고했지만 정부는 명령 발동을 강행했다.

파업 과정에서 정부가 ‘노동 혐오’를 강하게 드러낸 탓에 이후 노정관계도 경색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화물연대 총투표를 몇 시간 앞둔 이날 오전 1시 페이스북에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은 11월22일 정부·여당이 집단운송거부로 인한 국가적 피해를 막기 위해 제안한 적은 있으나, 화물연대가 11월24일 집단 운송거부에 돌입했기 때문에 그 제안은 무효화된 것”이라고 했다. 파업 중단 여부가 결정되기도 전에 ‘안전운임제 무효화’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화물연대는 이르면 이날 오전 중 조합원 총투표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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