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법치주의 뒤흔드는 일”

김세훈 기자

“MB 사면은 대통령 권한 악용”…“국민통합 보는 국민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 등을 특별사면한 것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법치주의를 뒤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27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면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사면권을 악용한 것”이라고 했다.

장동엽 참여연대 권력감시국 선임간사는 “이번 사면은 화물연대나 야권 인사에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엄격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특히 이명박씨 사면에 대해 “고령이 문제가 된다면 현재의 형집행정지를 연장하는 방안도 있다”며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을 악용한 최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총장은 “이번 MB 사면은 권력자들의 경우 실제 선고된 형량에 상관없이 몇 년만 살면 다 감옥에서 나온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사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문은영 변호사는 “추징금 환수도 되지 않았고 잔여 형기도 많이 남아 있다”며 “불법행위에 대한 회복 조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사면한다는 것 자체가 사법정의를 뒤흔드는 일”이라고 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같이 사면하며 ‘국민통합’을 강조한 것을 두고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도 나왔다. 윤 사무총장은 “국민통합은 예산안 등 정책적인 방식으로 풀어내야 한다. 사회의 특권 계층을 사면한다고 통합이 될 것이라는 건 착각”이라고 했다.

문 변호사는 “MB와 국정농단 관련자들을 대거 사면하면서 야권에서 김 전 지사 한 명을 복권 없이 사면한 것을 대통합이라고 보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야 균형을 맞춰도 정치인 사면은 호평을 받은 적이 별로 없다”며 “누구는 복권해주고 누구는 안 해주는 식으로 형평성도 맞지 않기 때문에 국민통합에 기여를 못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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