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전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 수사 착수…“원인 규명까지 상당한 시일”

강정의 기자
대전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14일 화재 현장 합동감식을 위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 들어서고 있다. 강정의 기자

대전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14일 화재 현장 합동감식을 위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 들어서고 있다. 강정의 기자

경찰 “원인 규명까지 상당한 시일 걸릴 것”
2공장 붕괴돼 감식 불가…1공정 감식으로 대체
진화율 90% 이상···완전 진화에는 시간 걸려
환경단체 “환경 조사와 주민건강영향 조사해야”

경찰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대형화재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불이 난 원인을 밝혀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40여명의 합동감식반은 14일 최초로 화재가 발생한 2공장의 옆에 위치한 1공장을 대상으로 합동감식을 벌였다. 불이 난 2공장이 아닌 1공장을 대상으로 감식을 진행한 것은 2공장이 완전히 붕괴돼 감식이 불가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감식반은 2공장 가류공정과 같은 구조의 1공장 가류공정에 진입해 공정 라인 등을 확인했다.

김항수 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공장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불은 2공장 지하 1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부에서는 2공장 가류공정 인근 컨베이너벨트 아래에서 불꽃이 목격됐다고도 하는데, 정확한 원인과 최초 발화 지점을 규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가류공정은 타이어 반제품을 고온에 쪄 완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최초 화재를 신고한 공장 직원은 공정 내 타이어 성형 압출 기계에서 불이 났다고 진술한 바 있다.

화재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14일 오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모습. 강정의 기자

화재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14일 오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모습. 강정의 기자

한국타이어 측은 화재 당시 공장 내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은 제대로 작동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장은 “당시 공장 근무자들이 스프링클러 등의 방재조치가 제대로 작동됐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다만 경찰에서는 정확한 소방시설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조만간 불이 난 공장의 폐쇄회로(CC)TV를 확보한 후, 스프링클러와 화재경보 시설 등의 방재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는 지 여부를 살필 예정이다.

화재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14일 오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모습. 강정의 기자

화재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14일 오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모습. 강정의 기자

화재를 진압하는 작업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대전소방본부는 지난 12일 오후 10시9분쯤 불이 난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공장의 화재 진화율이 14일 오후까지 90%대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6시를 기해 대응단계를 해제하고, 헬기 1대와 장비 40대, 인력 103명을 동원해 잔불을 끄고 있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불이 진화됐지만, 완전히 불을 끄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너진 건물 속에 있는 혹시나 모를 잔불을 모두 진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자정까지는 진화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방당국은 굴착기 8대를 이용해 내려앉은 건물 잔해를 제거하는 한편 소화수를 뿌리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10시9분쯤 대전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 2공장에서 큰불이 나 13시간 만인 13일 오전 11시쯤 초진을 완료했다. 이 불로 샌드위치 패널로 된 북쪽 2공장 내부 8만7000여㎡가 전소됐고, 2공장 3 물류창고 안에 보관돼 있던 21만개의 타이어 제품이 모두 탔다.

작업자 10명과 소방대원 1명 등 11명이 연기를 마시는 등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은 뒤 모두 귀가했다.

지역 환경단체에서는 이번 화재로 인한 환경 피해와 주민들의 건강 피해 현황을 조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한국타이어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대기질과 악취, 그리고 사고 위험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이번 화재로 대기 중 유출된 화학물질에 대한 환경 조사와 이로 인한 주민건강영향 조사가 반드시 진행돼야만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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