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노동계 “주권·국익·국민 모두 내동댕이쳐” 일제히 비판

김세훈 기자

한·일 정상회담 결과 규탄 성명

“윤 대통령 독도까지 내줄 참이냐”

“일 군사대국화 발판 마련해 줬다”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17일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비판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전날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경제, 군사 안보, 역사 정의, 피해자 인권 모두를 내준 역사적 참사”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주권과 국익을 수호해야 할 대한민국의 대통령의 위치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정의연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미래세대에 사죄할 숙명을 지우지 않겠다고 한 아베 담화도 계승한다고 공식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위안부 문제에 관한 2015년 한·일 합의를 착실히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독도 영유권 문제도 언급했다고 한다”며 “반성 없는 전범국가의 오만함”이라고 했다.

강제동원(징용) 해법과 관련한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정의연은 “윤 대통령은 ‘2018년에 그동안의 정부 입장 및 1965년 청구권협정에 대한 정부의 해석과는 다른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다’며 판결을 부정했다”면서 “피해자가 그토록 원했던 가해자의 사과도 필요 없다고 선언했다”고 했다. 이어 “일본이 쳐놓은 전략적 덫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 주권과 국익, 국민 모두를 내동댕이쳤다”고 했다.

일본과의 외교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는 우려도 나왔다. 정의연은 “하나를 내주면 또 다른 하나를 요구하는 게 일본”이라며 “(앞으로) 일제의 한반도 불법 강점도 합법이라 해주고, 2015년 위안부 합의도 정당화해주고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도 눈감아주고 마침내 독도까지 내줄 참이냐”고 했다.

강제징용 피해자를 지원해온 민족문제연구소도 이날 성명을 내고 “기시다 총리는 아베가 만든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는 근본도 없는 용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해 강제징용의 역사를 부정했다”며 “일본이 계승한다는 역사 인식은 아베의 역사부정론이라는 것이 명백히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굴욕적인 대일외교를 펼쳐온 윤석열 정부가 외교 대참사를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양국 정상이 합의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완전 정상화에 대해서는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가는 길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 일본은 군사대국화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윤석열 정권은 한반도를 패권 경쟁의 한복판으로 밀어넣어 버린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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