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창문은 몇 건의 대형 사고 이후에서야 사각에서 바꿔
무심코 보게 되는 비행기의 소소한 장치들. 과연 무슨 역할을 할까. 대부분의 상업용 비행기의 원뿔형 기수 부분에는 양각의 줄무늬가 감싸고 있다.
이 볼록한 선은 ‘구름 속 자객’으로 불리는 낙뢰로부터 비행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실선이 아닌 점선 형태이며, 이 선을 따라 전류가 약화되면서 동체로 흐리게 된다.
비행기의 날개 끝과 꼬리 부분에는 낙뢰로 발생하는 전기 에너지가 기내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빠져나가도록 하는 방전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비행기 표면은 전도성이 좋은 재질로 제작돼 번개에 맞더라도 전류는 표면으로만 흐르고 기내 승객에게는 전달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노즈 콘’으로 불리는 비행기 앞부분 안에는 기상레이더가 있다. 조종사는 이 기상 레이더가 보내는 데이터를 비행에 활용한다.
창가 쪽에 탑승한 경험이 있다면 창문 아래쪽 작은 구멍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압력 조절 장치다.
비행기 창문은 유리보다 가볍고 유연성이 좋은 아크릴판 세 겹으로 제작된다. 이 중 중간 판에 구멍을 뚫어 공기가 순환토록 해 바깥 창과 중간 창 사이에 압력이 쌓이지 않게 해준다. 비상 상황에서 창문이 동시에 모두 파손되지 않고 바깥쪽만 깨지도록 한 것이다.
또한 비행기 내·외부에 온도 차가 심해도 창문에 김이나 성에가 잘 서리지 않는 것도 이 조그만 구멍 때문이다.
비행기 창문은 왜 모두 원형일까. 1950년대 초까지만 해도 대부분 네모 모양이었다. 모양이 바뀌기까지는 몇 차례 대형 참사를 경험했다. 사고 이후 원인 조사에서 네모 모양의 창문 모서리에서 시작된 균열이 주변으로 확산하면서 기체가 훼손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외력을 반복적으로 받아 견디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다고 해서 ‘피로 파괴’ 현상이라고 한다. 창문 모서리가 둥글면 외력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게 된다. 강한 외압을 견뎌야 하는 잠수함 역시 창문이 둥근 모양인 것도 같은 이유다.
비행기 날개를 자세히 보면 양쪽에 노란색 후크가 설치돼 있다. 날개에 왜 후크가 필요할까 하겠지만 강이나 바다, 호수 등 물 위에 불시착했을 때 꼭 있어야 하는 안전 보조 장치다. 승객이 날개 위로 탈출할 때 이 후크에 밧줄을 걸어 미끄러지지 않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