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와 애플의 전쟁 뜯어보기 오늘은 미국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는 소식과 관련해 함께 읽고 싶은 기사를 골랐습니다. 약 3년 전, 미 정부가 애플 등 이른바 '빅 테크'의 독점 혐의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했을 무렵 전성인 경제학자가 쓴 칼럼입니다. 미 정부는 아이폰 이용자가 애플페이 말고 삼성페이 등은 쓰기 어려운 점, 마찬가지로 스마트워치도 사실상 애플워치만 써야 한다는 점 등을 독점 행태로 보고 있어요. 애플은 이 주장이 자신의 '정체성'과 '원칙'을 위협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애플이 그들의 생태계를 구축한 방식을 독점 행위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이 이슈에서 함께 생각해 볼 지점은 무엇일지, 약 3분 동안 기사 읽고 대화 이어갈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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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법무부가 IT기업 애플이 시장을 독점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다.
- 경제학자 전성인은 플랫폼 독점 문제를 두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말한다.
- 우리는 독점에 어떤 비용을 치를까? 높은 마진, 그리고 개인정보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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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도토리 그리고 정글 2021. 7. 12.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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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구름과 도토리 그리고 정글에 관해 생각해 보자. 뭉게구름이 있는 정글 속에서 도토리를 먹고 있는 다람쥐에 관한 동화가 아니다. 나름 최첨단 현실에 관한 것이다. 최근 구글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유료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제까지 무상으로 제공하던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년 7월부터 100테라바이트까지만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구글의 정책 변화는 당장 두 가지 측면의 문제를 제기했다. 하나는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독점의 측면이다. 먼저 개인정보의 측면부터 살펴보자. 클라우드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무료 사용 한도를 초과할 경우 클라우드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관해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먼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가 해당 정보를 모두 삭제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이용자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 간의 거래는 종료되었거나, 적법하게 성립된 것이 아니므로 관련 정보를 모두 삭제하는 것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를 막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견해도 있다. 이용자의 동의 없는 개인정보의 파기는 오히려 이용자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복구 불가능 상태로 만들어서 커다란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견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가끔씩 반대의 사례로 인용하는 것이 싸이월드다. 한때 많은 누리꾼들을 소위 '싸이질'로 내몰 정도로 인기를 누렸던 싸이월드는 사이버 공간의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진화하는 과정에 적응하지 못하여 쇠락의 길을 걸었다. 세금 체납으로 사업자 등록이 말소되고, 서버 관리비용도 연체하여 서버 접근도 막혔다. 물론 회원들의 이용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싸이월드의 개인정보는 삭제되지 않았다. 오히려 싸이월드는 이 개인정보를 복구해서 다시 새로운 장사 밑천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어려운 회사 사정에도 개인정보를 알토란처럼 잘 보관했기 때문에 상을 주어야 할 것인가? 아니면 거래관계가 사실상 종료된 상황에서 개인정보를 삭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을 주어야 할 것인가? 개인정보보호법 제21조는 개인정보 파기의 사유와 방식을 규정하고 있으나 위 질문에 명확하게 답을 할 정도로 세밀하지 않다. 또한 신용정보보호법에 이미 도입된 개인정보의 전송요구권이 개인정보보호법에 도입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앞으로 개인정보의 보관, 파기, 전송 등과 관련하여 더 세밀한 입법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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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15 국내 출시일인 2023년 10월13일 서울 명동 애플스토어 앞에 줄을 선 시민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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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구글 서비스 유료화의 두 번째 문제인 독점 측면을 보자. 온라인 플랫폼의 장사 밑천은 이용자 규모다. 이용자 숫자가 많아야 물건 파는 상인들도 몰리고, 거래 정보도 쌓인다. 그걸 이용해서 플랫폼기업이 스스로 장사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온라인 플랫폼이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대표적인 미끼 수단이 '무료' 서비스 제공이다. 구글 지메일이 그랬고 구글 클라우드가 그 전례를 따랐다. 카카오의 택시호출 서비스도 무료로 시작했고, 카카오뱅크의 타행 송금도 무료다. 그런데 세상에 공짜는 없고, 밑지고 장사하는 사람도 없다. 누군가는 '공짜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플랫폼 사업자나 플랫폼을 이용하는 공급자가 부담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가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독점 문제가 발생한다. 이 어두운 측면을 지적한 대표적 논문이 '아마존의 반독점 패러독스'라는 리나 칸의 논문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공짜만으로 독점의 폐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리나 칸 교수를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으로 발탁하면서 플랫폼의 독점화 가능성을 경계했다. 미국 의회도 움직였다. 지난 6월 미국 하원의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은 거대 온라인 플랫폼의 독점적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5대 입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 법안들을 공통으로 관류하는 입법 취지는 온라인 플랫폼은 이해상충의 상황에 처할 수 있는 다른 사업을 영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정부는 네이버 특혜법으로 알려진 전자금융거래법을 통해 네이버에 은행법을 선물하려고 하고, 카카오는 이미 플랫폼의 힘을 이용해 택시업계를 장악해가고 있다. 우리의 디지털 생태계는 아직도 정글이다. 🔎경향신문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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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와 애플의 소송전을 두고, 1990년대 미 법무부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송전이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이 스마트폰 시대의 독점이라면, 당시엔 퍼스널 컴퓨터(PC) 시대의 독점이었죠. 30여년 전 PC 운영체제는 사실상 MS 윈도우즈 하나였습니다. 당대 MS의 지배력에 비하면 애플은 소송감이 안 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윈도우즈의 시장 점유율은 무려 90%가 넘었지만, 애플의 점유율은 미 법무부 주장에 따라도 70%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번 소송의 결과는 예단할 수 없습니다. 그 배경에 미 정부의 '큰 그림'이 깔렸기 때문이에요. 미 정부는 2020년대 들어 구글,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아마존 등 빅 테크에 잇따라 독점 혐의를 제기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 기구에 반독점 전문가들을 대거 기용했고요. 유럽연합(EU)도 최근 애플에 반독점법 위반을 들어 과징금 2조7000억원을 물렸습니다. 세계가 반독점을 앞세워 빅 테크를 견제하고 있습니다. 관전하자니 이런 생각도 듭니다. 아이폰을 쓰며 아이패드, 애플워치, 아이튠스, 애플뮤직 등 애플의 생태계를 즐기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독점은 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미 법무부가 이 지점을 조목조목 따진 88쪽 분량 고소장을 살펴봤습니다. 전성인 교수는 '공짜에는 반드시 비용이 따른다'고 했습니다. 뉴스, 금융, 게임, 음악, 쇼핑 등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애플 생태계 역시 공짜로 누리는 게 아닙니다. 미 법무부는 "사람들을 (아이폰+앱스토어) 생태계에 매료시키는" 애플 경영진의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한 대당 1600달러(약 210만원)인 아이폰의 마진율이 다른 스마트폰 제품보다 두 배 이상 높고, 앱스토어 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며 결제할 때마다 30%를 수수료로 거두며 "소비자와 개발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애플의 마진이 얼마든 선택은 소비자의 몫 아닐까요? 그런데 미 법무부는 '차별화'를 내세우는 애플 기기가 진짜 '차별'을 낳는다고 봤습니다. 아이폰 사용자가 메시지앱으로 안드로이드 등 비(非)-아이폰 사용자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면 글자 바탕색이 녹색으로 나타나거나, 동영상 화질이 떨어지는 점 등이 그 근거입니다. 공감하시나요? 여기엔 미국만의 다소 특수한 배경이 있습니다. 미국 10대에서 아이폰 점유율이 85%에 달합니다. 미 법무부는 "많은 비-아이폰 사용자들이 사회적 낙인과 배제를 경험한다"고 했습니다. 그 결과 비싼 아이폰 구매를 강제하는 사회적 맥락이 형성된다는 것이죠. 팀 쿡 애플 CEO는 2022년 한 아이폰 이용자가 이런 메시지앱 운영 방식을 바꿔 달라며 "어머니에게 동영상을 보낼 수 없다"고 말하자 "어머니에게 아이폰을 사드리라"고 답했습니다. 미 법무부는 이 발언도 고소장에 담았어요. 애플이 소수자(비-아이폰 사용자)에 둔감하다고 비판한 셈입니다. 개인정보 또한 독점에 따른 비용에 포함됩니다. 구글과 메타의 독점 이슈에서는 검색엔진과 SNS를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가 광고 등에 활용되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애플은 특유의 폐쇄적 생태계를 유지하며 개인정보 보안에 뛰어나다는 점을 늘 강조했어요. 하지만 미 법무부는 이 생태계에 역설이 있다고 봤습니다. 애플페이를 이용할 때 '소비자-카드사' 관계에 애플이 개입해 '소비자-애플-카드사' 관계로 바꾸면서 개인정보 보안에 추가적인 결함을 만들었다는 주장입니다. 애플 생태계에서는 개인정보가 카드사뿐만 아니라 애플 역시 거쳐야 하는 겁니다. '싸이월드 부활' 사례에서 보듯 어딘가 나도 모르게 남은 개인정보를 생각하면 좀 뜨악합니다. 전성인 교수는 3년 전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보며 "우리의 디지털 생태계는 아직도 정글"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어떨까요? '공룡' 플랫폼 기업이 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의 가맹택시를 우대하거나, 쇼핑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입점 판매업체를 우대하는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21대 국회가 남은 임기 내(오는 5월29일까지) 현재 발의된 플랫폼 규제 관련 20여개 법안을 서둘러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허남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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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교실에서는 '모범생'도, '불량학생'도 하나로 뭉쳤습니다. 적어도 <드래곤볼> 앞에서는 말이죠. 이 만화의 작가 도리야마 아키라가 지난 3월1일 세상을 떠난 후 평범한 일상을 살던 '드래곤볼 키드'들이 오프라인에서 뭉치고 있습니다. "아키라! 고마웠어요." |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지난해 경향신문 기획기사의 주제입니다. 일할 때 입는 '작업복'은 노동의 기본 조건이지만, 그 옷이 노동자를 불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위험에 빠뜨린다면 어떨까요? 인권보도상을 받은 기획기사가 책으로 더 많은 독자를 만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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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이 꼭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다음주 화요일(4월2일)에 독자님들을 찾아갈 점선면은 총선을 50일 남겨둔 시점부터 정치권 안팎에서 벌어진 일들을 쭉 훑어 정리할 예정입니다. 이번 총선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도 독자님들께 전해드리려고 해요.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한 뒤 행사하는 한 표의 힘은 다를 테니까요. 선거 50일 전부터 나온 기사와 칼럼들을 보면서 '역대급'이라는 말이 '역대급'으로 눈에 띄었습니다. 역대급 공천, 역대급 정책 실종, 역대급 막말… 정치가 걱정거리가 아니었던 때가 언제라고 있었을까 싶지만 이번 선거, 확실히 여러 가지로 피로한 면이 다분한 선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독자님들과 함께 하고 싶어졌습니다. 독자님들도 이번 선거가 '역대급'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역대급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희망을 걸 수 있을까요? 아래 버튼을 눌러 독자님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들려주세요. 점선면은 독자님의 이야기를 담아 만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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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대전리에 위치한 부대에서 군 생활을 했습니다. 부대 바깥으로 나가면 SRF 소각장 반대 플래카드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피상적으로 혐오 시설 유치에 따른 지역 갈등이라 넘겨짚었던 게 부끄러워집니다. 다음 세대의 몫을 동의 없이 가불하고, 지역을 착취해서 편의를 누리고, 시민사회와 정치의 견제를 받지 않고 사익을 불리는 자본의 폭력에 경각심을 갖고 감시 태세를 늦추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데부씨님) 📬 "나만 아니면 남은 오염된 곳에서 살아도 되는 걸까요? 돌고 돌아 자신에게, 미래 세대에게 돌아갈 텐데요. 영화 <돈 룩 업>을 보며 과장된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보다 현실이 더 잔인한 것 같습니다." (독자님) 📬 "자본주의 논리 안에서 모두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동안 배제된 목소리가 있음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습니다." (구종님) 📬 "산업폐기물 처리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필요한 시설이겠죠. 땅값이 비싼 도시보다 농어촌을 찾는 것도 일견 당연할 겁니다. 그런데 적어도 산업단지로 주민동의를 얻은 후 용도변경을 한다든지, 기존 주민들의 이주 지원 없이 거주 시설 부근에 건설하는 등 이기적인 행태는 지적받고 비판받아야 마땅하다고 봅니다. 당사자가 아니었으면 몰랐을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서린방주님) 📬 "농촌을 도시와 함께 공존하는 공간으로 인식한다면 이런 일을 하지 못할 텐데 안타깝습니다." (하얀나라님) 📝 "지난 점선면Lite < 🌾대기업이 농촌으로 간 이유>를 읽고 많은 독자님들이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요😊 독자님들의 의견을 읽으며 항상 한 번 더 생각하고 배우게 됩니다. 데부씨님은 <제로에서 시작하는 자본론>을 최근 흥미롭게 읽었다며 언급해 주셨어요. 마르크스 연구자인 사이토 고헤이 도쿄대 교수가 쓴 책인데, 자본론을 생태주의 입장에서 다시 읽는다고 해요. 사이토 교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해 경향포럼 토론이나,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출간 후 인터뷰 기사를 먼저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점선면팀은 독자님들이 남기신 모든 메시지를 꼼꼼히 읽고 있어요. 저희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나 다른 독자님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든 아래 버튼을 눌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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