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경단이 된 사람들 박진재 자유통일당 국회의원 후보는 전국을 돌아다닙니다. 이주노동자들을 검문하고, 강압적으로 붙잡아 경찰에 넘기기 위해서요. 그는 '자국민보호연대'라는 단체를 이끌며 길 가는 이주민을 불러세워 신분증을 요구하고, 거주지나 사업장을 찾아가 붙잡는 '사적 체포'의 우려가 큰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독자님은 박 후보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의 행적을 따라간 조해람 기자의 기사를 읽고 다시 이야기를 나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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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감사해야 한다" 2024. 3. 27. 조해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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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회의원 선거 출마자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강압적으로 붙잡아 경찰에 넘기는 등 '사적 체포' 우려가 큰 활동을 벌이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주인권단체들은 현행범 체포라 하더라도 민간인이 법적 요건을 갖추지 않고 체포에 나서면 불법체포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자행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 경주경찰서와 대구 북부경찰서 등은 '박진재 자유통일당 국회의원 후보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사적으로 불법체포하고 있다'는 고발을 다수 접수하고 박 후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현장 영상과 당사자·고발인 진술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자유통일당 소속인 박 후보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북구갑 선거구 후보로 출마했다. 자유통일당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축이 돼 결성한 극우 성향 정당이다. 박 후보는 자신이 이끄는 시민단체 '자국민보호연대' 회원들과 함께 전국 각지를 돌며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붙잡거나 이동을 막은 뒤 경찰에 넘기고 있다. 길을 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불러세워 억류하거나, 이들의 거주지·사업장을 찾아가 붙잡는 방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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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재 자유통일당 국회의원 후보와 ‘자국민보호연대’ 회원들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붙잡아 억류하고 경찰을 기다리는 모습. 박 후보 유튜브·틱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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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 등은 이주노동자를 잡은 뒤 경찰에 신고해 신병을 넘기고 있다. '무면허 오토바이' 등을 사유로 신고한 뒤 체류자격을 확인하게 하는 경우도 잦다. 이들은 이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틱톡에 업로드한다. 체포는 강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박 후보가 올린 한 영상을 보면 박 후보 등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이주노동자들을 막은 채 신분증을 요구하며 "야 일로와, 일로와"라며 신분증을 요구하고 인도에 강제로 앉힌다. 자국민보호연대 회원들은 이주노동자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주변을 둘러싸고 목덜미나 어깨를 잡아 누르고 있다. 또 다른 영상에서 이들은 이주노동자를 바닥에 눕힌 채 가슴께를 누르며 "솔직하게 얘기하면 봐줄게" "비자 없잖아, 우리가 확인했어"라고 말한다. 이주노동자는 "전 비자 없어요"라고 답한다. 이들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이주노동자를 강제로 붙잡고 있었다. 박 후보는 체포 활동이 불법이 아니라고 했다. 박 후보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현행범은 누구나 체포할 수 있다고 법에 나와 있고, 불법체류자들은 불법을 저지르는 현행범"이라며 "번호판도 없고 면허증도 없지 않나. 불법 체포 감금의 요건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저희는 경찰과 항상 같이 활동하기 때문에 무단으로 폭행하거나 하지 않는다"며 "(경찰은) 우리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이주인권단체들과 법조계는 민간인인 박 후보의 행위는 불법 체포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대법원 판례를 보면 현행범 체포는 행위의 수단·방법의 상당성, 긴급성, 범죄의 명백성,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등 요건을 채워야 한다. 범죄가 명백하고 다른 수단이 없을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현행범 체포가 허용된다는 것이다. 최정규 법무법인 원곡 변호사는 "이들은 이주노동자가 미등록인지 아닌지 알고서 검문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라며 "신분증을 수색하거나 불심검문하는 것은 경찰에게만 허용되는데, (이들에게) 그런 권한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최 변호사는 이어 "현행범 체포도 무조건 다 되는 게 아니라 범죄의 명백성과 긴급성 등이 전제돼야 한다"라며 "이 사안에서 이들은 현행범 체포의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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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가 경북 경주의 한 도로에서 ‘사적 체포는 불법’이라고 지적하는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박 후보 유튜브·틱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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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범죄자가 아닌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변호사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사범이 명백해 보인다 하더라도, 출입국관리법 위반은 단순히 행정법규를 어긴 것이지 형사범죄가 아니다"라며 "그런 이들을 개인이 강제력을 동원해 체포하면 형법상 정당행위의 요건 중 '보호법익과 침해법익의 균형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행정범을 강제체포해 보호할 수 있는 법익보다 침해되는 법익이 더 크다면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찰이 직접 박 후보의 체포가 불법이라고 지적한 일도 있었다. 박 후보가 지난 2월 틱톡에 올린 영상을 보면, 박 후보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은 "법 위반이 있으면 신고를 해야지 왜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느냐. 당신이 무슨 사법권이 있느냐"고 했다. 박 후보가 "현행범은 누구나 체포할 수 있다"고 하자 경찰관은 "그 현행범은 형사범을 얘기하지, 이 경우는 행정범"이라며 "당신의 행위는 불법 체포감금이다. 외국인은 인권이 없느냐"라고 했다. 박 후보는 영상 촬영자를 보며 "찍어, 찍어, 그대로 올릴 거야"라며 "경찰은 제가 잡은 불법체류자들을 수수방관했다. 법이 우선이지 인권이 우선이 아니다"라고 고함을 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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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3일, 전국 이주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 모여 박진재 후보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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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인권단체들은 이주민 혐오 정서에 기반한 '사적 제재'가 확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7월 경기 포천에서는 10대 청소년 4명이 한 이주노동자를 "불법체류자로 신고하겠다"며 집단 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대구에서도 최근 이주노동자들이 자주 찾는 식당·공장 등에 '도박을 한다' '마약을 한다' 등 허위신고를 하거나, 신고를 빌미로 돈을 뜯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고 알려졌다. 유럽의 극우 자국민 우월주의자들인 '스킨헤드'가 연상된다는 지적도 있다. 인권단체들은 지역 산업계도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공단은 일손 부족으로 이미 이주노동자 없이는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인데, 무차별적 체포로 일할 사람이 더 줄고 있다는 것이다. 김희정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장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그냥 체류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일을 하고 있고, 특히 중소기업은 이들이 없으면 안 된다"며 "사업주들도 '(박 후보를 막기 위해) 같이 뭐라도 하겠다'고 연락해온다. 인권 문제와 더불어 산업체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지회장은 "민간인이 이주노동자를 함부로 폭력적으로 연행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미 유사범죄자도 생기는 등 지역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큼 (수사기관이) 제대로 수사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대하는 정부의 자세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변호사는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계속 늘어나는 건 정부의 정책 실패"라며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부가 오로지 미등록 체류자를 잡는 것에만 집중하기에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사태"라고 했다. 그는 "이러다가 포상금 걸고 마구잡이로 사람을 잡는 반문명국가로 전락할까 심히 염려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읽으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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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조두순이 출소하던 때의 기억입니다. 2020년 12월,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복역을 마치고 서울남부교도소를 떠나는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주말 이른 새벽인데도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출소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하는 단체, 유튜버, 구경을 나온 시민들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낯익은 유튜버를 보고, 고개가 갸웃해졌습니다. 이전에 그를 본 건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여성단체 집회를 향한 '맞불집회'에서였기 때문이에요. 조두순 출소를 반대하며 정의 구현을 외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저는 막연히 성범죄자에 분노하고 여성인권을 위해 힘쓰는 이들 중 한 명일 거라 짐작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까지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여성 집회 참가자들에게 욕설을 하고 외모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사람이 조두순 출소 현장에 나와 '정의 구현'을 외쳤습니다. 많은 구독자가 그에게 열광했고요. 그뿐 아니라 그의 구독자들이 원하는 정의는 뭘까, 실은 실체가 없는 건 아닐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를 비롯한 유튜버들은 그 이후로도 조두순 자택 앞에 찾아가 '참교육 영상'을 올렸어요. 얼마 전 멕시코에서는 8세 소녀를 납치하고 살해한 용의자가 길바닥에서 시민들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사람들은 경찰이 보는 앞에서 용의자의 옷을 벗기고 그를 발로 짓밟았어요. 최근 이 지역에서 강력 사건이 증가했고, 이 때문에 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였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습니다. 조두순 출소 현장에서 제가 목격한 것도 분노였던 것 같습니다. 조두순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12년만 복역하게 한 사법기관에 분노한 이들은 호송차량을 향해 욕을 하고 날달걀을 던졌습니다.
불의해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마음을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분노가 사회를 더 낫게 바꾸는 힘이 될 때가 많다고 느껴요. 법이나 사법기관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감시해야 하고, 사법적 공백을 메우려고 노력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박진재 후보나 조두순 집 앞에 찾아간 유튜버들을 보면서는 고개를 젓게 돼요. 단순히 이들이 분노하는 대상이 저와 다르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나의 분노가 맹목적이지는 않은지,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이 폭력적이지는 않은지, 엉뚱한 희생자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계속 뒤를 돌아봐야 할 것 같아요. 누군가가 조두순 집 앞에 가서 "구독 누르면 쳐들어 갑니다"를 외치며 가스 배관을 타는 동안, 누군가는 여전히 그 동네에 살던 피해자 나영이(가명)네 가족을 위해 이사 지원금을 모금했습니다. 머릿속이 어느 때보다 답답한 상태로 레터를 마무리 짓게 됐습니다. 하지만 제가 믿는 건, 자신이 정의라 믿으며 고민 없이 행동하는 이보다 고민하고 반성하고 질문하는 이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몇 가지 '사적 제재' 사건들을 보며 독자님은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구독자 방명록 아래 버튼을 눌러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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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진재 자유통일당 국회의원 후보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강압적으로 붙잡아 경찰에 넘기는 등 '사적 체포'가 우려되는 활동을 했다. 이 과정을 찍어 SNS에도 올렸다.
✦ 2. 이주민단체와 법조계는 불법 체포 소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지역 산업계도 일손 부족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 3. 박 후보는 "불법체류자들은 불법을 저지르는 현행범"이라며 "우리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의 행동은 이주민 혐오와 사적 제재가 판치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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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줬던 푸바오가 지난 4월3일 한국을 떠났습니다. 비 오는 날에도 6000여명의 팬이 푸바오를 배웅했어요.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까요? |
푸바오 사랑은 동물권에 대한 관심 확대로도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고통받는 동물들이 있어요. '춤추는 코끼리' 코순이와 짝을 잃은 원숭이 알렉스 이야기를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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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세월호 다큐를 제작을 무산시켰죠. 다큐 주인공이었던 세월호 생존자 유가영씨를 만났습니다. 사진을 누르면 유튜브 영상을 보실 수 있어요. 글 기사는 링크를 참고하세요. |
검찰이 SPC그룹 허영인 회장을 체포했습니다. 허 회장은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의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이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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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에도 공천과 후보자 자격 문제는 있었습니다. 문제 있던 후보자들의 4년을 평가하고, 의혹은 해소됐는지 공천의 목적은 달성됐는지 평가하는 기사는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이번 공천의 결과가 어떤 4년을 만들었는지, 4년 뒤에는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익명의 독자님) 📬 "시민의 정치 참여가 저조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시민의 정치 참여 방식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참여 방식이 다양할 것 같은데, 인터뷰 기사로 소개를 받아도 흥미롭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YKK님)
📬 "정치 과잉을 느끼는 이유가 피로감 때문이라는 것에 크게 공감해요. 이럴 때일수록 투표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껴서 제가 가진 권리를 행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익명의 독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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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2일 보내드린 점선면Deep <💬 우리 그래도, 정치할까요?>를 읽고 독자님들이 보내주신 생각들을 소개합니다. 좀더 관점 있는 정치 기사를 만나보기를 바라는 독자님들의 바람을 잘 새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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