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이든 시대에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변함없이 추진해야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조지아주에서 6일 역전하는 등 승기를 굳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송전을 확대하며 맞서고 있지만 돌발사태가 없는 한 바이든 당선은 시간문제다.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그의 한반도정책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북·미 협상에서 정상 간 ‘톱다운’ 방식 대신 실무협상을 통한 원칙적 접근을 강조해왔다. 바이든은 지난달 22일 대선 TV토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불량배’로 칭하며 북한과 정상회담을 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핵능력을 축소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와 상반된 기조의 대북접근을 펼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의 대북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역행하리라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바이든은 12년간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활약하며 위원장을 지낸 외교전문가다. 북한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반복하면서 대북태도가 강경해졌다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트럼프의 좌충우돌식 대북 접근이 불안정한 성과만 내면서 피로도를 더해온 점에서 바이든의 집권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바이든이 ‘핵능력 축소’를 전제로 김 위원장과 대면할 의지를 드러낸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바이든은 대북 인도적 지원과 남북 민간교류에도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열려 있다. 정상 간 친밀한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대북압박과 봉쇄를 지속해온 트럼프 행정부와는 기조가 다르다. 동맹체제를 존중하는 바이든의 성향으로 미뤄 대북정책에서 한국의 주도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제15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개회식에서 “한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북·미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역량을 갖춘 바이든의 당선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기회로 삼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오는 9일 강경화 외교장관의 방미가 바이든 외교안보팀과 협조체제 구축의 시동을 거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Today`s HOT
불타는 해리포터 성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올림픽 성화 범선 타고 프랑스로 출발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이란 유명 래퍼 사형선고 반대 시위 아르메니아 국경 획정 반대 시위 틸라피아로 육수 만드는 브라질 주민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