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차 슈퍼위크 마친 민주당, 남은 기간 수권역량 입증해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초반의 분수령인 ‘1차 슈퍼위크’가 12일 마무리됐다. 이날 공개된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64만명) 결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51.09%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지사는 지역 순회경선 결과 등을 합친 누적 득표율에서도 과반(51.41%)으로 1위를 지켰다. 이낙연 전 대표는 1차 선거인단 투표 득표율 31.45%, 누적 득표율 31.08%로 2위에 올랐다.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그동안 지역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에서 드러난 당심이 민심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음을 보여줬다.

현재 모집 중인 3차 선거인단 신청자까지 포함하면 민주당의 전체 선거인단 규모는 이미 200만명을 넘어섰다. 1차 선거인단의 온라인 투표율도 77%로 높았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선이 대부분 비대면 행사로 치러졌음에도 흥행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경선 과정에서 ‘백제’·‘바지’ 발언, 조폭 사진, 황교익 공방, 변호사비 논란 등 말꼬리 잡기나 과거 캐기 등 네거티브가 이어졌다. 그사이 이 지사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을 비롯해 주자들의 정책과 비전에 대한 검증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충청 지역 경선이 끝난 후 이 전 대표가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것도 경선의 본질을 흐렸다. 호남 경선을 앞두고 배수진을 쳐 더 많은 표를 얻으려는 정치공학적 시도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이른바 ‘명낙대전’을 통해 수차례 네거티브 공방을 벌임으로써 오히려 지지층이 떨어져나가는 현상을 초래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민주당은 남은 경선 과정을 통해 왜 문재인 정부에 이어 다시 집권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향후 경선은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에 대한 구체적 비전은 무엇인지, ‘K양극화’로 명명될 만큼 더 심해진 빈부격차를 어떻게 해소할지, 청년과 서민을 분노케 하는 부동산 가격을 어떻게 안정시킬지 꼼꼼히 따지는 시간이 돼야 한다. 경선은 정당의 후보를 뽑는 과정이지만, 그 정당이 총체적으로 어떤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입증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주권자는 각 주자에게 점수를 매기면서 동시에 소속 정당의 수권역량도 평가하게 된다. 민주당이 남은 경선 기간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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