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허위 수상 경력보다 더 부적절한 김건희씨 해명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에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을 받았다고 허위 경력을 적었다는 YTN의 보도를 14일 인정했다. 김씨는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2002년 3월부터 3년 동안 일했다며 재직증명서를 제출했는데, 이 협회는 2004년 6월 설립됐으며 기획이사 직책은 없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런데 김씨는 허위 수상 경력에 대해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다.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했다. 기획이사 경력에 대해서는 “믿거나 말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부적절한 해명에 말문이 막힌다.

김씨의 허위 수상 경력 기재 등은 명백한 사문서 위조이다. 그런데도 김씨는 “수상 경력을 학교 진학을 위해 쓴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거나 “제가 채용됐다고 해서 누군가 채용되지 못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의심스러운 것은 이뿐이 아니다. 그는 2004년, 2006년 대한민국애니메이션대상 특별상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 상은 그가 부사장으로 있던 회사가 받은 것이다. 혼자 받은 것처럼 기재한 것은 과장이 아닐 수 없다. 게임협회 전 사무국장도 “김씨를 본 적이 없으며 기획이사 재직증명서를 발급한 적이 없다”고 했다. 김씨가 명확히 해명해야 할 부분이다.

김씨는 “저는 공무원, 공인도 아니고 당시엔 윤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 하느냐”고 했다. 그러나 김씨는 유력 대선 후보의 배우자이다. 미래 대통령 부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그의 도덕성은 당연히 검증 대상이다. 윤 후보는 이날 수상 부풀리기 의혹에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라고 두둔했다. 가족의 도덕성에 엄정해야 할 대선 후보에 걸맞지 않은 궤변이다. 더구나 윤 후보는 법치와 공정을 강조해오지 않았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결혼 전 일인데 윤 후보에게 책임을 묻는 건 과하다”고 두둔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과 4범이지만 우리가 매일 문제 삼지 않는다”고 했다. 자기 쪽 허물에는 관대하면서 상대방 잘못 들추기에만 골몰하는 행태이다. 이번 허위 경력 기재는 김씨의 사생활 영역을 둘러싼 여권 일각의 비난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김씨와 윤 후보, 국민의힘은 사문서 위조와 엉뚱한 해명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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