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공사장 화재로 소방관 3명 사망, 언제까지 되풀이할 건가

경기 평택시 청북읍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6일 진화작업에 나선 소방관 3명이 숨졌다. 전날 밤 발생한 화재가 이날 오전 7시쯤 잡혔다가 2시간 만에 재발화하며 큰불로 번지는 과정에서 참변이 벌어졌다. 가연성 물질이 많은 공사 현장에서 불을 끄던 소방관들이 급격히 퍼지는 화염과 구조물 붕괴 때문에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다. 또다시 창고·공사장에서 대형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되풀이되었다는 점에서 참담하기 짝이 없다. 이천의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김동식 구조대장이 순직한 게 불과 6개월 전이다.

이번 화재 발생 상황은 이천 참사 등 앞서 일어난 창고·공사장 사고와 유사한 측면이 많다. 2020년 4월 이천 물류창고 건설 현장에서 큰불이 나 노동자 38명이 목숨을 잃었고 같은 해 7월에는 용인 물류센터에서도 화재로 노동자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두 사고 모두 작업 현장의 시공, 시설관리 과정에서 화재 예방 조치를 소홀히 해 빚어진 인재로 밝혀졌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 때마다 정부당국이 예방 대책을 내놓고 공사 현장의 안전을 강조하는데도 비슷한 형태의 참사가 반복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앞선 사례와 같이 안전 조처가 미흡했다면 시공사나 감독 관청도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대형 화재로 소방관들의 희생이 늘어나는 점도 안타깝다. 최근 10년간 화재 진압이나 구조·구급 활동을 벌이다 순직한 소방관이 전국에서 49명에 이른다. 현장의 위험 요소를 충분히 판단한 뒤 소방관을 투입하는 등 안전 매뉴얼을 갖추고, 무리한 인력 투입을 방지할 드론·로봇 등 첨단 장비 확충에도 서둘러 나서야 한다.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희생되는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안전관리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당국은 그동안 큰 화재가 났을 때마다 대책을 내놓았다. 더 이상 땜질식 응급 대책으로는 이 같은 사고 재발을 방지할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정부는 이제라도 창고·공사장 화재 사고를 근절할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국회도 안전에 관한 법률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미흡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 큰불로 시민들이 허무하게 생명을 잃는 비극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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