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실 왜곡해 반중 정서 자극하는 윤석열의 위험한 선거운동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일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를 방문해 사드 추가 배치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일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를 방문해 사드 추가 배치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연일 반중 정서를 자극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페이스북에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외국인들이) 숟가락만 얹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중국인들을 거론했다. 또 같은 날 ‘사드 추가 배치’라는 6글자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외국인들이 건강보험에서 이득을 보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중국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요한 안보 현안이다. 사실과 다르거나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대선 후보가 함부로 언급하다니 유감스럽다.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은 2020년 5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냈고 오히려 내국인 건강보험이 적자였다. 게다가 윤 후보는 일부 부정수급 사례를 소개하며 “외국인 건강보험 급여 지급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인”이라고 지적했다. 설령 일부 극소수 외국인이 다수의 피부양자를 등록해 보험 급여를 많이 받는 사례가 있다 해도 외국인 건강보험 제도 자체를 매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더구나 특정 국가를 콕 집어 지적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이다. 오죽하면 한 외국인 출신 방송인이 “거짓말과 인종차별 부추기기, 2022년 대한민국 대선 후보 수준인가”라고 비판했을까.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역시 사실을 비튼 위험한 발언이다. 윤 후보는 지난 1일 강화도를 방문해 “사드를 포함한 중층적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 수도권과 경기 북부 지역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사드를 추가 배치해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수도권을 지키겠다는 말인데, 북한의 저고도 미사일 도발에 고고도 요격용 사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이 점을 인정했다.

최근 국민의힘은 중국 때리기로 표를 얻기로 작정한 듯 보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졸음쉼터 태양광 그늘막 설치 공약에 대해 “중국 태양광 패널업체들을 위한 공약”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한국 내 미국기업인 단체에 나가 “한국 청년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고 말한 바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을 자극해 표를 얻는 것은 저열하고 나쁜 선거운동이다.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해도 큰 부담을 지게 된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이런 선거운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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