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논란 거듭되는 김건희 여사 활동, 공적 지위 맞게 정리돼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을 때 방문 목적과 무관한 지인을 대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여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할 때 함께 언론에 포착된 이 여성은 충남대 무용학과 겸임교수이며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임원을 지낸 김모씨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달에는 김 여사가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 반려견을 데리고 가 윤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온라인 팬클럽을 통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 배우자의 활동을 둘러싸고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어 걱정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4일 지인 김씨의 봉하마을 동행에 대해 “(김씨가) 여사와 가까운 사이고, 고향도 그쪽(봉하마을) 비슷하다보니 동행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식 일정에 지인이 동행하는 게 문제 아니냐는 지적에는 “원래 비공개 일정이었다. 취재가 많이 들어와 풀단(공동취재단)을 구성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해명이 군색하다.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과 권양숙 여사 예방 일정은 사전에 대통령실이 확인하고 다수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설사 비공개·비공식 일정이라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 배우자의 외부행사에는 보안·경호 문제가 수반된다. 참석자는 대통령실 등 공식 계선에서, 행사의 목적과 취지에 맞춰 엄격하게 선정하고 관리해야 마땅하다. “고향이 그쪽 비슷”하다는 이유로 참석시킬 일이 아니다.

김 여사는 대선 과정에서 허위 경력 기재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에 휩싸였다. 허위 경력 논란과 관련해선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를 약속하고 윤 대통령이 배우자 전담조직인 제2부속실을 폐지한 배경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 취임 후 김 여사는 단독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설 만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조용한 내조’ 수준은 넘어섰다고 봐야 한다. 대통령 부인으로서 최소한의 대외활동이 불가피하다면, 김 여사 활동을 공적 영역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김 여사 스스로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고, 신중하게 처신해야 함은 물론이다. 자발적 팬클럽 활동을 막을 순 없다 해도, 미공개 사진을 직접 팬클럽에 보내는 일은 삼가기 바란다. 대통령 배우자가 ‘사적’ 활동을 한다 해도 국민은 ‘사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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