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중등 코딩 교육 의무화, 교원확보 대책은 있나

교육부가 2025년부터 학교 코딩 교육을 필수화하고, 초·중학교 정보교과 수업 시간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초등학교에서는 놀이식으로 코딩 체험을 하고, 중학교에서는 기초원리와 실생활 문제 중심의 코딩 수업을 하며, 고등학교에선 진로·적성을 고려해 학점제 형태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코딩은 컴퓨터에 사람의 생각을 입히는 작업이다. 외국인과 대화하기 위해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듯 컴퓨터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언어를 알아야 한다. 정보통신과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한 4차산업혁명 시대에 코딩 교육은 중요하다. 개인의 능력 계발이나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 당국이 코딩 교육 방안을 강구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부의 정책 추진을 보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구체적 교원확보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교육부에 따르면 매년 배출되는 정보교과 교사가 약 500명으로, 이들로는 코딩 교육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현재 전국 3100여 중학교 가운데 정보교사가 배치된 곳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수업 시간이 2배로 늘면 당장 중학교에만 3년 안에 1500명의 정보교사가 더 필요하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까지 더하면 적어도 5000명의 정보교사가 추가로 확보돼야 한다. 어떻게 이들을 충원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혹여 교육부가 교직 개방을 통해 정보교사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코딩 교육 계획은 시작도 하기 전에 교원단체의 강한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코딩 교육을 학교 내신이나 대학 입시에 어떻게 반영할지도 불투명하다. 코딩 교육을 입시에 반영하지 않으면 교육의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고, 입시에 반영하면 과당 경쟁과 사교육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교육부가 정책 발표에 앞서 일선 시·도교육감이나 교원단체 등과 제대로 협의를 했는지도 의문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당장 “치열한 입시경쟁 상황에서 코딩 교육 필수화가 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사교육 등 예상되는 문제를 직시하면서 교원 확충 등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교육정책인 만 5세 취학과 외국어고 폐지 정책은 발표 일주일 만에 폐기됐다. 당사자들의 의견은 듣지도 않고 졸속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코딩 교육 정책은 같은 길을 걷지 않게 해야 한다. 교사·학부모들의 의견을 듣고, 치밀하게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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