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반도 다가오는 태풍 ‘힌남노’, 대비에 빈틈없도록

초강력 태풍 ‘힌남노(Hinnamnor·라오스의 국립공원 이름)’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이다. 지난달 수도권과 중부 지역을 할퀸 수마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자연의 가공할 위력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미 제주 지역은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시작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2일 오후 3시 현재 대만 남동쪽 해상 510㎞에서 조금씩 북진하고 있다. 6일 오전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가능성이 크다. 힌남노는 상륙 시 중심기압 95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43m로 예측됐다. 성인이 날아갈 정도의 바람 세기다. 강풍 반경(바람이 초속 15m 이상 부는 구역)이 400㎞라고 하니 사실상 전국이 영향권에 속한다. 태풍에 동반된 폭우도 걱정이다. 이번 주말 제주 지역엔 100~250㎜(많은 곳은 350㎜ 이상)의 비가 내리고, 태풍이 근접하는 5~6일에는 전국적으로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태평양의 높은 수온에서 힘을 키운 힌남노는 국내 상륙한 태풍 가운데 ‘역대급’으로 기록된 1959년 ‘사라’와 2003년 ‘매미’의 위력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던 태풍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난 대비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야 한다. 상습 침수 주거지와 붕괴 위험 지역 등에 신속하면서도 세밀한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반지하주택 거주자들이 빗물에 참변을 당하는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 도로 맨홀에는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지하차도 점검도 필요하다. 2년 전 부산에선 호우경보가 발령되고 지하차도에 물이 차오르는데도 차량을 통제하지 않아 3명이 숨졌다. 수확을 앞두고 있는 농작물과 비닐하우스 관리는 물론 태풍 이동 경로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도 긴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수도권 폭우 때 자택에 머물러 비판받은 바 있다. 이번엔 달라야 한다.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인간 힘으로 태풍을 막을 수는 없지만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하면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 폭우와 폭염이 연일 기상관측 기록을 깨뜨린 데 이어 이번 태풍도 기록적 강풍과 폭우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상이변은 이제 일상이 됐다. 차제에 각종 재난관리 체계를 원점에서 재설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Today`s HOT
불타는 해리포터 성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올림픽 성화 범선 타고 프랑스로 출발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이란 유명 래퍼 사형선고 반대 시위 아르메니아 국경 획정 반대 시위 틸라피아로 육수 만드는 브라질 주민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