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구속으로 넘긴 김근식 논란, 근본 해소책 마련해야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해 15년간 복역한 김근식(54)이 출소를 하루 앞두고 16일 재구속됐다. 새로 드러난 김근식의 범죄 혐의는 2006년 당시 아동 강제 추행이다. 피해자는 언론에서 김근식의 과거 성범죄 사실을 접하고 2020년 12월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이 김근식 출소를 목전에 두고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법원은 심사 3시간 만에 발부했다. 2년 전 접수 사건으로 김근식을 구속시킨 과정이 이례적이지만, 그의 출소에 불안해하던 시민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아무리 흉악범이라도 합당한 벌을 받았다면 국가는 그에게 직업 훈련 등 재기의 기회를 줘야 한다. 그러나 김근식은 재범 우려가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의 범행 대상 11명 중 9명이 초등학생이다. 15년 징역형을 선고받기 전에도 아동 성범죄를 저질렀고, 그 죄로 징역을 살고 출소한 지 보름 만에 범행을 반복했다. 김근식이 출소하면 경기 의정부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갱생시설에서 숙식하며 지낼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우려 목소리가 높았다. 의정부시장은 김근식을 이송하는 도로를 차단하는 긴급 행정명령을 내렸다. 김근식의 재구속으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정상적인 사법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김근식이 언젠가는 풀려날 것이며, 그와 같은 성범죄 출소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출소자의 인권 보장만큼 주민들의 안전과 범죄 예방도 중요하다. 출소한 성범죄자에게는 일정 기간 특정시설에 격리하는 ‘보호수용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기본권 침해 소지가 크다.

김근식 출소를 둘러싼 논란은 아동 성폭행범에 대한 낮은 처벌에서 비롯됐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시행 전이라고 하지만 미성년자를 11명이나 성폭행한 자에게 15년 징역형은 너무 가볍다. 미국이나 유럽은 아동 성폭행범에게 중형을 선고한다. 2018년 미국에서는 10~30대 여성 150여명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체조 국가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에게 징역 175년을 선고해 사실상 사회와 영구 격리했다. 검찰이 김근식을 재구속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7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점을 감안하면 수사 의지가 강했다고 보기 어렵다. 아동 성범죄에 대한 법원과 검찰의 대응이 더 엄정해야 한다. 이번을 계기로 아동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엄벌 의지를 다지는 것은 물론, 유사 사건에 적용할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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