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익제보자 색출 혈안이 된 ‘류희림 방심위’, 적반하장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참여연대, 민변 미디어언론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3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앞에서 가족·지인을 동원해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관련 민원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넣었다는 의혹을 받는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해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언론시민연합, 참여연대, 민변 미디어언론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3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앞에서 가족·지인을 동원해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관련 민원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넣었다는 의혹을 받는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해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청부 민원’을 냈다는 의혹을 제기한 공익신고자를 개인정보 유출로 수사해야 한다고 몰아가고 있다. 문제의 민원은 가족·지인을 동원해 방심위에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을 인용보도한 MBC 등 방송사들의 보도를 심의해 달라는 내용이다. 사실이라면, 본인이 낸 민원을 본인이 심의한 셈이다. 그런데도 류 위원장은 사실관계를 밝히기는커녕 제보자 색출을 지시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청부 민원’도 몰염치한데, 오히려 공익신고자를 엄벌하겠다니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류 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은 지난달 25일부터 언론사 보도가 쏟아졌다. 이 민원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방심위가 뉴스타파와 MBC에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류 위원장은 신고자를 범죄자로 몰며 자체 특별감사에 착수하고, 의혹을 덮으려고만 하고 있다. 2일 신년사에선 더 나아가 개인정보 유출 범죄가 본질이라는 궤변을 늘어 놓았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도 얼마 전 인사청문회에서 “사실이라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이라고 할 만큼 청부 민원은 고위 공직자의 정도를 벗어났다. 오죽하면 방심위 노조가 “도둑 잡으라고 외쳤더니, 외친 소리가 시끄럽다고 오히려 신고한 사람을 처벌하려고 한다”며 분노하겠는가.

진상 규명을 위해 3일 야당 측 방심위원들이 요구한 방심위 전체회의도 여권의 방심위원들이 무더기 불참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류 위원장과 여권 방심위원들의 오만한 태도는 윤석열 정부의 기형적인 ‘2인 방통위’ 체제와 비판 언론 탄압 기조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도 신고자 제보를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거들고 나선 형국이다.

부패방지권익위법은 ‘누구든지 부패행위 신고를 한 자에게 신고나 이와 관련한 진술, 자료 제출 등을 한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공익 신고자 보호 제도를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내부 보복으로 공익 신고자가 피해를 받고, 공익적인 내부 고발·감시·제보가 위축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방심위와 여권은 제보자 색출에 앞장설 게 아니라 진상 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고, 류 위원장은 ‘청부 민원’의 진상을 공개하며 사죄하고 사퇴해야 한다. 권익위는 제보자에게 어떤 불이익도 없도록 보호 조치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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